초등학교 3학년 아들을 둔 주부 김지영씨(34·서울 중랑구 망우1동)는 겨울방학을 맞아 새로운 ‘추억 만들기’를 준비했다.
남편과 함께 주말에 아들을 데리고 망우리 공동묘지에 있는 소파 방정환 선생의 묘를 찾기로 한 것이다. 집에서 걸어서 30분 정도 거리인 데다 중간에 약수터가 있어 산책 코스로도 좋다고 생각했다.
김씨는 “선생님의 어린 시절을 다룬 ‘뚱보 방정환 선생님 이야기’란 책을 구입해 아들과 미리 읽은 뒤 묘에 들러 이런 저런 얘기를 나눌 생각”이라고 말했다.
겨울방학을 맞아 자녀들을 데리고 문학비 등을 찾아 떠나는 ‘가족 문학기행’이 요즘 인기다. 시비(詩碑)나 문학비 등을 찾아가 해당 시인이나 소설가의 일생에 대해 얘기를 나누면서 주변 명소를 둘러보면 문학도 알고 여행도 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
▽사전준비〓일기예보를 숙지해 추운 날은 피하고, 목적지는 아이의 수준에 맞춰 고른다. 초등학생은 ‘고향의 봄’ 작사가 이원수, 동요 ‘반달’을 지은 윤극영, 소파 선생 등이 무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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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은 ‘서시’의 윤동주, 청록파 시인 박목월, 천재시인 이상, 현대소설의 개척자 염상섭 선생 등의 묘비가 좋다. 근처에 함께 둘러볼 미술관이나 왕궁 등의 명소와 식사할 장소 등을 미리 조사해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출발 며칠 전 해당 문인의 작품이나 전기 등을 미리 읽는 것이 교육 효과가 높다.
▽주의사항〓자녀에게 문학이나 문인에 대해 가르친다는 생각보다 부모도 함께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어린이도서연구회(www.childbook.org) 김혜원씨는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여 문학작품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면 아이들이 거부감 없이 따라온다”고 말했다. 문학기행을 마친 뒤 자녀에게 일기를 쓰게 하거나 ‘문학기행 신문’ 등을 만들도록 하는 것도 좋은 추억거리가 된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