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대관령 눈꽃축제 횡계리 눈마을

  • 입력 2002년 1월 9일 18시 44분


평창 횡계마을의 어린이들
평창 횡계마을의 어린이들
<<대관령 눈꽃축제 (www.happy700.or.kr/festival/default.html) 가 이번 주말(12일)부터 다음 주말(20일)까지 9일간 용평리조트가 있는 ‘하늘 아래 첫동네’ 대관령 횡계마을(강원 평창군 도암면) 일대에서 펼쳐진다. 열 번째를 맞는 올겨울에는 지난달부터 눈이 많이 내려 그 어느해 보다도 눈마을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고 있다. 축제가 펼쳐질 눈마을 횡계를 미리 가 보았다.>>

지난 토요일(5일). 횡계리에는 눈보라가 몰아쳤다. 쌀알같이 단단한 눈발이 사정없이 얼굴을 때려 눈을 뜰 수 없을 정도였다. 잿빛 하늘을 캔버스 삼아 온통 하이얀 사선으로 덧칠하던 세찬 눈발. 그 하늘에 대고 횡계리 사람들 하는 말. “오랜만에 횡계날씨구먼.”

횡계 톨게이트를 나와 용평리조트로 가는 길은 두 개. 가까운 새 길보다는 횡계리쪽 옛길이 더 운치있다. 마을 초입의 하얀 눈밭에서는 통나무 덕장에 줄줄이 목을 맨 황태가 흰눈 뒤집어 쓴 채 노랗게 익어가고 있었고 뽀얗게 김서린 유리창 안 식당 불판 위에서는 ‘오삼(오징어+삼겹살)’불고기가 지글지글 빨갛게 익어가고 있었다. 타이어에 눌린 눈밭에서는 뽀드득 눈밟히는 소리가 노래처럼 들려왔고 차창 밖에서는 대관령에 가로막혀 산을 넘지 못한 잿빛 구름이 눈보라를 뿌리며 앙탈을 부리는 소리가 비명처럼 들려왔다.

마을지나 용평리조트로 가는 길. 오른 편 명태덕장 옆으로 물이 흘렀다. 정선선 종착역인 구절리로 흘러 들어 여량에서 골지천과 만나 아우라지를 이루는, 정선아라리의 그 물 아닌가. 최근 스키렌털숍과 식당이 즐비하게 들어선 도로를 통과하고 나면 호젓한 용평리조트 진입로로 들어선다. ‘바이애들론 경기장’이라고 쓴 이정표를 따라 오른 편길로 접어들었다.크로스컨트리 선수들이 눈보라속에서도 열심히 스키를 신은채 눈밭에서 뛰고 있었다. 언덕위에는 ‘대관령 스키박물관’이 있다. 한국 스키의 역사가 모두 이 안에 있다.

송천을 따라 몇구비 눈길을 돌아들었을까. 커브길 왼편 물건너로 눈덮인 골프장의 단아한 풍경이 나타났다. 오르막길로 오르면 리조트 정문. 365일 방문객을 거수경례로 맞아주는 경비원을 지나자 마자 오른편 길로 접어든다.

강원도 감자원종장 한국콘도를 지나 차항리 국립종축장으로 가는 이 길. 대관령고원의 진면목이 펼쳐지는 풍경 멋진 길이다. 부드러운 곡선의 목초지 구릉위로 눈이 쌓이면 설원은 영화속 풍경으로 바뀐다. 눈보라 몰아치던 이 설원에서 뮤직비디오 촬영이 한 창이었다. 설원의 구릉위로 눈사람 아홉 개가 올망졸망 서 있고 그 사이로 어린이들이 강아지와 함께 뛰어 다니는 모습. 하늘아래 첫 동네, 눈꽃마을 횡계의 풍경이 가장 횡계다운 날 눈보라속에서 하얗게 피어 오르고 있었다.

평창〓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

◆ 개썰매경주등 눈꽃축제 볼거리-즐길거리 풍성

올 대관령 눈꽃축제가 열릴 곳은 용평돔 경기장(횡계마을과 용평리조트 사이 도로변) 안팎. 실내에서는 향토음식전 작은 스키 박물관등 각종 전시회와 특산물 판매대 등 휴식공간이 마련되고 바깥에서는 눈조각 스노캐슬 스노카레이싱 등 모든 야외행사가 펼쳐진다.

특별한 볼거리

△스노캐슬〓핀란드나 캐나다의 눈축제에 등장하는 눈으로 만든 성. 개막식에서 점등식을 갖는다. △이글루 카페〓눈과 얼음으로 지은 이글루에서 따끈한 차와 시원한 맥주 제공. △스노존(Snow Zone)〓스노래프팅(고무보트로 눈지치기) 눈미끄럼틀, 얼음볼링장등. △개썰매경주(14∼19일 오후 4∼5시)〓시베리안허스키 등 개가 끄는 눈썰매를 타 볼수 있다. △스노 카레이싱(20일)〓하얀 눈길에서 고막을 찢는 굉음을 내며 질주하는 카레이싱 감상. △눈조각 경연대회〓대관령 눈꽃축제를 상징하는 야외 눈조각 전시장. △국제알몸마라톤대회(13일 오후2시·5, 10㎞)〓눈보라 맞으며 상체에 아무 것도 입지 않은 채 뛰는 대회. △개막식 축하공연 및 불꽃놀이(12일 오후6∼8시)△겨울등반대회(12일 오전10시·구대관령 하행선 휴게소∼능경봉∼돔경기장) ◇매일(19일까지)

누구나 즐길거리

△전통썰매대회(오전 11∼12시) △얼음볼링대회(오후 1∼2시) △어린이 썰매대회(오후 2∼3시) △팽이치기 설피걷기(오후 3∼4시) △앉은뱅이 썰매대회·눈사람 맞추기(오후 4∼5시)

문의

일정 및 이벤트 내용은 인터넷(www.happy700.or.kr/festival/default.html)에 상세히 나와 있다. 평창군청 문화관광과 033-330-2399, 2541∼3.

평창〓조성하기자summer@donga.com

◆ 식후경-한우 숯불구이

횡계리에 가면 맛집이 많다. 황태구이와 황태국, 오징어불고기와 오삼불고기(오징어와 삼겹살을 함께 양념에 버무려 불판에 굽는 요리) 등등. 그러나 대관령 한우의 숯불구이맛은 놓치는 사람이 의외로 많다.

횡계로터리 부근 새마을금고 골목의 ‘대관령 숯불회관’(대표 박화성·www.godgl.net/dglmeat). 주말 저녁 늘 붐비는 이 식당의 손님 대부분은 스키어 아니면 골퍼. 숯불에 은근히 익어 숯향 배인 평창 한우의 ‘쫀득 고소 담백한’ 고기맛도 일품이지만 여주인 박씨(54)의 맛갈난 반찬과 된장찌개 맛은 고기맛을 훨씬 뛰어 넘는다.

상차림을 보자. 생갈치를 토막내 친정(강화)의 순무와 젓갈넣고 비벼 익힌 갈치김치, 직접 재배해 저온창고에 보관하며 겨우내내 상에 내는 싱싱한 무공해 날배추, 고랭지배추로 담근 다양한 김치, 가자미 식해. 여기에 콩비지찌개, 직접 담근 우리콩 된장을 뚝배기에 담아 숯불에 끓이는 구수한 된장찌개 등등…. 가끔 손님틈에서 68년 그레노블 동계올림픽에 참가했던 스키스타 어재식씨(54·한국스키지도자연맹부회장)도 볼 수 있는데 여주인 박씨가 68년 횡계마을의 지르메산 스키장에서 만나 결혼한 동갑나기 부인이다. 20년전 고향인 이곳에 정착한 부부는 함께 골프와 스키를 즐기고 맛집을 운영을 하면서 이곳을 찾아오는 지기들과 교우하며 사는게 인생의 즐거움이라고 말했다. 상에 오른 반찬은 절대 다시 올리지 않는 것도 이 식당의 철칙. 그러니 용기를 미리 준비해 두었다가 먹고난 반찬을 콘도에 담아가면 밑반찬으로 훌륭하게 쓰인다. 033-335-0020∼1.평창〓조성하기자summer@donga.com

◆ 패키지 여행

승우여행사(www.swtour.co.kr 02-720-8311)는 두가지 상품을 판매중. △당일(12∼20일 매일출발·버스왕복)〓대관령목장 눈꽃트레킹, 2만9000원 △무박2일(13, 14, 16, 17일 출발·왕복열차) 정동진일출∼삼척해안도로∼어달리 어물전, 5만5000원. 고산자답사회(www.gosanjatour.co.kr 02-756-5550) 등 14개 여행사도 상품을 판매한다. △우리여행사 733-0882(이하 지역번호 02) △옛돌(www.dapsa.co.kr) 2266-1233 △터사랑 725-1284 △열린답사(www.thematour.net) 2282-0624 △여행스케치(www.toursketch.co.kr) 701-2507 △지스코여행사 565-6567 △한화투어몰(www1.tourmall.com) 774-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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