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26일까지 서울대 박물관 현대미술 전시실에서 열리는 유리원판 사진전 ‘삶 자취 사진’.
이번 특별전은 서울대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일제시대 촬영 유리원판 필름 1300여점 중 1910년대의 문화재와 1930년대의 생활에 관한 것을 엄선해 선보이는 전시.
1910년대 한반도 곳곳의 다양한 문화재를 담은 유리원판 필름 실물 50여점과 1930년대 생활 무속 등에 관한 유리원판 사진 70여 점을 전시한다. 아울러 원판 필름을 슬라이드를 통해 감상할 수 있는 코너도 마련한다.
전시 필름 중 가장 눈길을 끄는 것은 전실(前室)이 무너져 내린 경주 석굴암 사진, 익산 미륵사지탑의 붕괴 모습 사진 등. 조선총독부가 발행한 조선고적도보에 비슷한 사진이 수록되어 있지만 특히 미륵사지탑 붕괴 모습을 담은 필름은 생생한 현장감으로 보는 이를 충격으로 몰아넣는다.
동시에 우리 문화재의 소중함을 새삼 일깨워주는 소중한 사료다. 석굴암 사진은 관련 서적 등을 통해 널리 알려졌지만 미륵사지탑 사진은 일반인들이 거의 접할 수없었던 것이다.
경남 고성의 한 무당 가족들의 휴식모습, 수원 팔달문 앞의 상가 정경, 울산의 한 시장의 북적대는 모습 사진 등 생활상이 담긴 사진도 있다. 일제시대 때의 생활 풍속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다. 이 필름들은 1930년대 일본인 사회학자이자 민속학자인 아키바 다카시(秋葉隆)가 한국의 민속을 조사하며 촬영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대 박물관은 6년여에 걸친 필름 인화 작업을 거쳐 특별전을 개최하게 됐다. 02-880-5333, 8093
이광표기자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