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전까지 '우물제' 지내던 깡촌

  • 입력 2002년 1월 10일 14시 17분


대치동이 서울 식구가 된 것은 겨우 40년 남짓이다. 63년 1월1일 서울특별시 성동구 대치동으로 이름붙기 전까지 대치동은 경기도 광주시 언주면 대치리였다. 75년 10월1일 강남구로 편입됐다. 70년대만 해도 비가 많이 내리면 탄천과 양재천의 범람으로 농토가 물에 잠겨 갈대만 무성했던 대치동. 80년대 초까지 우물제를 지냈다.

80년대 도시계획에 의해 우물이 메워지고 그 자리에 아파트와 상가들이 들어서면서 제사는 중단됐다. 부자가 될 터는 현재 대치동교회가 위치한 한티마을 한 곳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90년대 중반부터 전형적인 아파트촌인 이 곳으로 입시학원이 몰려오면서 아파트값이 상승해 ‘예언’은 빗나갔다.

매봉산 자락에 돌이 많아 과거 ‘독부리’라고 불렸던 곳이 ‘독구리’와 ‘독골’이라는 이름을 거쳐 오늘날의 ‘도곡동’이 됐다. 70년대 이전의 도곡동은 도라지 오이 참외 등이 재배되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로 도라지가 유명했다.

도곡동에서 유일하게 개발의 ‘무풍지대’로 남아있으면서 강남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불렸던 도곡2동 467번지(삼성 타워팰리스 자리). 당초 서울시가 행정타운으로 계획했던 이 곳을 지난 94년 일반에 매각하면서 개발열풍이 몰아쳤고 최근 초고층아파트촌으로 거듭났다.

박현진 기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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