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1대1 대입컨설팅, 150만원에도 줄선다

  • 입력 2002년 1월 10일 14시 17분


‘귀하의 자녀 한 사람만을 위한 진학모델을 개발해 드립니다.’

최근 대치동 학부모들을 사로잡고 있는 모 입시 컨설팅 회사의 광고 문구다.

해마다 바뀌고 날로 복잡해지는 대학 입시는 대학 진학 때까지 학생 개인별로 맞춤식 진학 지도를 해주는 ‘입시 컨설턴트’라는 신종 업종까지 낳았다.

학생의 인성과 적성, 장래 희망, 성적 등을 감안해 대학 진학에 필요한 ‘과외 견적’을 뽑아주고 매월 정기적으로 시험을 치르면서 견적서를 수정하는 역할이다. 학생의 월별 성적과 상담 내용을 모아 개인 인터넷 홈페이지까지 만들어 관리해준다.

학생들은 주치의처럼 개인 입시 컨설턴트를 따로 두고 ‘처방’을 받아 학교별 중간과 기말고사 시험문제부터 대학 학과별 면접 구술고사 출제 경향까지 입시 정보를 꿰고 있는 대치동 학원가에서 ‘약’을 지어 먹듯 학원을 다닌다. 대치동에 사는 H고교 2학년 강모군도 자신의 성적을 관리하고 진학 상담을 해주는 ‘입시 컨설턴트’를 따로 두고 있다.

“내 점수로 서울대 의대에 갈 수 있을까…” 고민하던 강군과 강군의 부모는 지난해 모 입시 컨설팅 회사를 찾아 지금의 컨설턴트와 대학 진학 때까지 장기 계약을 맺었다. 컨설턴트는 강군의 각종 검사 결과와 학교 성적표를 훑어본 뒤 강군과 부모를 개별 인터뷰해 서울대 의대 진학에 필요한 처방전을 내놓았다.

“내신 1등급에 전국 모의고사 성적이 0.1% 이내의 성적을 계속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의대에 진학하려면 봉사활동 점수가 부족하다. 경시대회 수상 경력도 하나쯤 확보해두는 것이 안전하다. 면접과 구술고사에 대한 별도의 대책도 필요하다.”

강군은 컨설턴트의 조언대로 평소 대학원생에게서 받고 있던 영어 수학 과외를 계속하는 한편 학원에서 국어와 논술 과목을 수강하고 과학 경시대회를 대비해 물리 과외를 받고 있다. 주말마다 봉사활동을 다니며 봉사활동 점수를 관리한다. 틈틈이 서울대 이공계열에 진학한 선배들을 찾아다니며 추천 도서 목록을 작성, 강화된 면접 구술고사에 대비하는 것도 빠뜨리지 않는다.

강군이 컨설턴트에게 지불하는 상담료는 연간 150만원.

“학교는 입시 담당 교사 1명이 학생 50명의 원서를 써줍니다. 이곳 컨설턴트 1인당 고객 학생수 15명 이내입니다. 어떻게 컨설턴트를 찾지 않을수 있겠습니까.”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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