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시세]강남 재건축아파트 하락 수도권은 올라

  • 입력 2002년 1월 13일 17시 56분


서울 아파트 값 상승세가 한풀꺾였다.

8일 정부가 주택시장 안정대책을 내놓은 후 거래는 끊어지고 가격이 하락한 아파트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강남권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가격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다만 수도권의 전반적인 아파트값 상승세는 지속되고 있다.

부동산 중개프랜차이즈 업체인 유니에셋은 서울 아파트값이 한 주 동안 0.6% 상승했다고 13일 밝혔다. 3주 연속 0.7%를 웃돌던 주간 매매가 상승률이 소폭 줄어들었다.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대책의 영향을 받은 곳은 서울 강남 서초 강동 송파구. 재건축 대상 아파트를 중심으로 최근 2개월 동안 가격이 폭등했던 곳이다. 국세청 세무조사가 진행되고 재건축 대상 아파트의 기준시가를 올리기로 함에 따라 거래는 거의 끊어졌다. 계약키로 했던 수요자가 아파트 매입을 포기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주택시장 안정대책은 아파트의 특성과 지역에 따라 다른 영향을 주고 있다. 가장 충격이 큰 곳은 가격 폭등을 주도했던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단지. 잠실주공 1단지 15평형은 한 주 사이에 1000만원 떨어져 3억2000만원에, 개포주공 1단지 11평형은 같은 기간 500만원 하락해 2억2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유니에셋 김학용 시세팀장은 “재건축 대상 아파트 값의 본격적인 하락은 14일 월요일부터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남권의 일반 아파트 시장도 일시적 충격을 받고 있다. 대치동 등 일부 지역 중개업소가 임시 휴업을 할 만큼 거래가 끊어졌다. 하지만 곧 거래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재건축 대상 아파트와 달리 실수요자가 꾸준히 유입되기 때문이다. 대치동 엘리트공인 김영집사장은 “정부 발표 이후 매물이 줄고 거래도 끊어져 영향이 한 달 정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 강남권을 뺀 나머지 지역은 주택시장 안정대책의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아파트 값이 계속 오르고 거래도 이뤄지고 있다. 서울에서는 강북구와 양천구의 아파트값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SK북한산시티 24평형은 한 주 사이에 700만원 올랐고 33평형도 500만원 올라 1억9000만∼2억2000만원에 거래된다. 양천구 목동아파트의 상승세도 눈에 띄었다. 1단지 27평형은 한 주 동안 1000만원 올랐다.

신도시 아파트의 주간 상승률은 분당 0.79%, 평촌 0.66%, 산본 0.50%, 일산 0.41%, 중동 0.23% 순이었다. 평형별로는 20평형대와 30평형대가 가격 상승세를 주도했다.

수도권에서는 과천과 의왕 광명 등의 아파트가 1%를 넘는 주간 상승률을 나타냈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전세금 동향…양천 용산 강남구 20, 30평형대 상승세▼

매매시장과 전세시장이 엇갈린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주택시장 안정대책은 서울 강남권에만 영향을 줄 뿐 서울 수도권 전체의 아파트 값 상승세를 꺾지 못하고 있다. 반면 전세금은 새해 들어서도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유니에셋은 한 주 동안 서울 전세금은 0.45% 올랐고 신도시와 수도권은 각각 0.41%, 0.19% 상승했다고 13일 밝혔다.

2001년 1월에는 전세금이 급등하고 매매가는 강보합세에 머물렀다. 올해는 반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유니에셋 오석건 전무는 “전세금은 2001년 지나치게 많이 올라 추가로 오를 수 있는 폭이 제한적이다. 올해 집값이 오를 것이란 예상 탓에 전세 수요자들이 매매로 돌아선 것도 전세시장 움직임을 둔화시킨 요인”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는 양천 용산 강남구의 전세금이 강세를 보였다. 평형별로는 20평형대와 30평형대가 0.5%를 넘는 주간 상승률을 보이며 상승세를 이끌었다.

양천구 신정동 목동신시가지 10단지 38평형은 한 주 사이에 1000만원이 올라 2억4000만∼2억6000만원에 거래된다. 용산구 이촌동 한가람 25평형도 같은 기간 1000만원 상승했다. 관악구 봉천동 관악드림타운은 5000가구가 넘는 대단지인데도 매물이 달리면서 오름세를 탔다. 33평형이 일주일 동안 500만원 올랐고 봉천동 두산 34평형도 500만원 상승해 1억7000만∼1억8000만원에 전세 거래된다.

신도시 중에는 일산의 전세금이 한 주 사이에 0.41% 올라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중동 0.39%, 분당 0.38% 등의 주간 전세금 상승률을 나타냈다. 일산 강촌 선경 49평형은 한 주 간 1000만원 올라 1억8000만원을 웃돌았고 문촌 신우 32평형도 같은 기간 전세금이 1000만원 상승했다.

수도권 아파트 전세금은 서울과 신도시에 비해 상승폭이 작다. 아직 겨울 이사 수요자의 움직임이 활발하지 않다. 그나마 전세금이 오른 곳은 구리시와 광명시. 구리 토평지구의 전세금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삼성래미안 45평형이 한 주 동안 1000만원 올라 1억5000만∼1억7000만원에 전세 거래된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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