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국극단은 13일 일본의 연극단체인 ‘사계(四季)’단원들과 함께 한일 월드컵 경기 기간 중에 한국과 일본에서 창무극 ‘현해탄에 핀 매화’ 순회 공연을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단법인 대한전통예술보존회와 일본의 일한문화교류회가 공동 주최하는 이번 공연은 월드컵 개막일인 5월31일 광주문예회관을 시작으로 대구(6월13∼16일), 일본 도쿄(東京·6월21∼23일), 와카야마(和歌山·6월26∼27일), 서울(일정 미정) 등지에서 펼쳐진다.
이 작품에는 광주시립국극단원 50여명과 ‘사계’ 단원 20여명이 출연하고 반주는 광주시립관현악단이 맡는다. ‘사계’는 도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극단으로 단원수가 800여명에 이르는 일본의 대표적인 연극 단체.
이번 공연은 판소리, 춤 등으로 어우러진 한국의 가무극과 일본의 전통음악에 연극적 요소를 가미한 한일 예술단체간 최초의 합작 무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해탄에 핀 매화’는 이상희 대구대 재단이사장이 97년 펴낸 실화소설 ‘파신(波臣)의 눈물’을 각색한 작품으로 임진왜란 때 의병을 일으켰다가 일본으로 끌려간 경남 출신의 실존인물 이진영과 일본 여인의 국경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단원들은 주연급이 확정 되는대로 광주와 도쿄에서 대본익히기, 안무 등 연습에 들어간 뒤 4월 초에 광주에 모여 한달여간 합동연습을 할 예정이다.
총감독을 맡은 대한전통예술보존회 양명환(梁明煥)회장은 “4년 전 월드컵 공동 개최가 결정됐을 때부터 합동공연을 구상해왔다”며 “한 일 문화교류 차원에서 양국 정부가 제작비의 일부를 지원하고 한일의원연맹이 후원을 결의하는 등 벌써부터 호응이 뜨겁다”고 말했다.
광주〓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