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은 세계 5대 발레단의 하나로 꼽힌다. 특히 이번 공연은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는 발레리나 강수진의 춤을 직접 볼 수 있는 기회. 강수진과 이 발레단이 함께 한국을 찾은 것은 94년 로미오와 줄리엣 공연이후 8년만이다.
이번 공연 작품은 카멜리아의 여인 (Lady of The Camellias). 현재 독일 함부르크 발레단 예술감독인 세계적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가 78년 안무한 작품으로 고급 매춘부 마그리트와 귀족청년 알몬드의 비극적인 사랑을 그린다. 알렉산드로 뒤마의 소설 춘희 가 원작이며 쇼팽의 피아노 곡이 사용됐다. 강수진은 이 작품의 마그리트 역으로 1999년 무용의 아카데미상 으로 불리는 브느와 드 라 당스 최우수 여성 무용수상을 수상했다.
무용평론가 장광열은 "이 작품은 무용수의 연기력이 강조되는 이른바 '드라마 발레'의 정수"라며 "두 연인의 비극적인 사랑에다 쇼팽의 감성적인 음악, 절정에 이른 강수진의 테크닉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강수진과 그의 공연 파트너 로버트 튜슬리는 99년 9월 서울에서 열린 한국을 빛낸 발레스타 갈라 공연에서 이 작품의 짧은 파드되(2인무)만을 선보였는데도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이번 무대는 전 3막으로 3시간의 대작. 강수진을 비롯, 로버트 튜슬리, 롤렌드 보겔 등 70여명의 무용수가 출연한다.
85년 스위스 로잔 콩쿠르에서 동양인 최초로 1위에 입상한 강수진은 86년 19세때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에 최연소 입단했다. 93년 입단 7년만에 로미오와 줄리엣 으로 첫 주역이 된 그는 오네긴 지젤 카멜리아의 여인 등에서 잇따라 주역을 맡아 이 발레단의 전설적인 무용수 마르시아 하이데의 명실상부한 후계자로 인정받고 있다.
99년 가을 정강이 뼈에 금이 가는 바람에 1년간 공백기를 가진 강수진은 지난해 4월 중국과 홍콩 순회공연에서 '로미오와 줄리엣'과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통해 복귀 무대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유니버설발레단 문훈숙 단장은 "강수진은 동양인의 핸디캡을 딛고 최고의 발레리나에 등극한 인물"이라고 평가하면서 "이번 무대는 세계 정상의 테크닉과 연기력을 겸비한 강수진의 가치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2만∼12만원. 1588-7890
<김갑식기자>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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