肱-팔뚝 굉 爵-벼슬 작 糞-똥 분 疏-성길 소 食-밥 사 枕-배게 침
돈과 名譽(명예)를 일컬어 富貴(부귀)라고 하며 그 반대가 貧賤(빈천)이다. 그래서 누구나 열심히 일해서 돈 많이 벌고, 나아가 높은 자리에 올라 남을 다스려 보는(治人) 것을 인생 최대의 目標(목표)로 삼는다. 그래서인지 東西古今(동서고금)을 통해 ‘黃金을 돌같이 본’ 사람이나 ‘高官大爵(고관대작)을 糞土(분토)로 여긴’ 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이 점에서 聖人(성인) 孔子(공자)도 예외는 아니었다. 論語(논어)를 곰곰 뜯어보면 그의 인간적인 面面을 엿볼 수 있다. 聖人이기에 앞서 그도 하나의 自然人으로서 凡人들이 가지고 있는 喜怒哀樂(희노애락)을 가지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論語에 보면 재미있는 대목이 보인다. 富貴에 대한 그의 생각이다. ‘富者가 될 수만 있다면 마부 노릇도 마다하지 않겠다!’ 이 무슨 충격적인 말씀인가. 至聖(지성)으로 추앙 받는 그가 이러하다면 凡人(범인)들이야 두 말 할 필요가 있을까. 그렇다고 그가 富貴를 盲目的(맹목적)으로 추구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富與貴, 是人之所欲也(부여귀, 시인지소욕야)-富貴는 누구나 원하는 것이지만, 不以其道得之, 不處也(불이기도득지, 불처야)-옳지 못한 방법으로 얻은 것이면 가지지 말 것이며, 貧與賤, 是人之所惡也(빈여천, 시인지소오야)-貧賤은 누구나 싫어하는 것이지만, 不以其道得之, 不去也(불이기도득지, 불거야)-혹 설사 잘못된 것이라도 부당하게 피하지는 말 것이다.
곧 富貴에 대해 솔직한 생각을 밝히면서 아울러 그것을 追求하는 방법이 정당해야 할 것을 강조했다. 다시 말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追求하는 것을 警戒(경계)한 것이다. 그래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飯疏食飮水(반소사음수)하고-나물 먹고 물 마시고, 曲肱而枕之(곡굉이침지)라도-팔 베개를 해도 樂亦在其中(낙역재기중)이니-즐거움이 그 속에 있나니,
不義而富且貴(불의이부차귀)는-옳지 못한 부귀는, 於我如浮雲(어아여부운)-나에게는 뜬구름일 뿐.
그렇다. 그 누가 가난을 즐기고 微賤(미천)함을 좇겠는가. 하지만 옳지 못한 방법으로 富貴를 추구한들 그것이 진정한 幸福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진상은 언젠가는 白日下(백일하)에 드러나고 마는 법. 그것보다는 비록 가난한 삶이지만 옳은 길을 걷는다면 그게 바로 진정한 幸福이 아닐까. 曲肱之樂은 바로 그런 경우를 두고 하는 말이다.
鄭 錫 元 한양대 안산캠퍼스 교수· 중국문화 sw478@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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