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악조건’ 에도 한식 ‘프랜차이즈’ 의 성공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손맛을 표준화 계량화하고, 한식 요리법을 응용한 간단 요리를 개발한 덕분이다. 한식 외식업이 로열티를 받고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됐다.
▽손맛을 표준화=23일 서울 중랑구에 100호점을 여는 닭 익는 마을 은 모든 메뉴를 10분 안에 조리할 수 있도록 조리법을 매뉴얼로 만들었다. 탕 찜 구이 쌈 볶음 등을 응용해 다양한 메뉴로 개발했다. 안동찜닭체인점 봉추찜닭 도 2곳에 식재료 가공센터를 두고 1마리분씩 재료를 포장해 가맹점에 납품하고 있다. 봉추찜닭은 현재 47개의 체인점을 운영 중이다.
300여개의 체인을 운영하고 있는 ‘놀부’ 는 충북 음성에 중앙 식재료공장을 두고 있다. 김치제조설비 육수냉동설비 저온창고설비 등을 갖추고 보쌈 부대찌개 오리구이 시골상차림 등 메뉴별로 1차 가공한 식재료를 전국 체인점에 배송한다. 매뉴얼을 만들기 위해 각각 양념을 다르게 배합해 김치를 만들어보고 돼지고기를 삼베로 싸서 삶기도 하고 생강을 넣고 삶기도 하면서 일일이 기록했다.
놀부는 새 메뉴가 프랜차이즈에 적합한지를 알아보기 위해 가맹점 모집 전에 6개월간 시범 점포를 운영해본다. 91년 선보인 돌쇠네 칼국수 는 식재료를 공급하기 어려워 사업을 접었다. 94년 문을 열었던 김밥 천국 도 김밥의 핵심재료인 밥 을 일괄 공급하기 힘들고 다른 김밥 업체와 맛을 차별화하기 어려워 확장하지 않았다.
▽우리 브랜드로 로열티 받는다= ‘닭 익는 마을’ 은 국내에서의 프랜차이즈 성공을 바탕으로 올해 5월 중국 베이징에 해외점포를 연다. 초기 로열티로 40만달러, 이후 매출액의 2.5%씩을 로열티로 받는다.
놀부는 미국LA와 말레이시아에 한식집 ‘놀부레스토랑’ 을 열었다. 현지 종업원과의 언어장벽, 현지인의 한국 음식문화에 대한 이해부족, 해외 영업경험 부재 등으로 영업권을 매각한 상태지만 같은 상호와 메뉴로 운영되고 있다. 올해 안에 미국 중국 등 해외진출 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