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쾰른박람회서 선보인 어린이 가구의 새 경향

  • 입력 2002년 1월 22일 16시 03분


독일 하바가 출품한 '크락셀막스'와 '스윙'
독일 하바가 출품한 '크락셀막스'와 '스윙'
가구는 장난감이나 놀이터가 될 수 없을까?

14일부터 20일까지 열린 독일 쾰른 국제 가구 박람회의 아동용가구 전시장에서는 아이들에게 충분한 놀이공간과 발달수준에 맞는 가구를 동시에 마련해주고 싶은 세계 엄마들의 꿈이 현실화돼 나타났다.

1920년대부터 연례행사로 열려온 쾰른박람회는 이탈리아 밀라노 국제 가구 박람회와 함께 세계 가구산업의 트렌드를 주도하는 행사.

이번 박람회에는 유아들과 어린이들을 위한 가구 전시장이 따로 마련됐으며 독일 스웨덴 노르웨이 이탈리아 등 유럽 가구 선진국의 20여개 업체들이 참가했다.

▽유머-실용성 갖춘 변형유행▽

유럽의 어린이 가구는 아이들의 안전성은 물론 신체발달, 정서발달까지 고려하는 합리적인 디자인으로 정평이 나 있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 표면적으로 눈에 띈 것은 유머와 실용성. 대부분 밝은 색깔의 목재를 썼으며 컬러풀하면서도 심플한 이미지로 동심과 어울리고자 하는 것들이 많았다.

기능면에서 두드러진 특징은 좁은 공간을 다용도로 활용하기 위한 변형 가구들이 주를 이뤘다는 점이다. 아이들용 가구 중 제일 덩치가 큰 종류인 옷장이나 침대에 손잡이와 사다리 등을 덧붙여 놀이기구처럼 만든 변형 가구들이 우선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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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업체 하바가 출품한 ‘크락셀막스’는 옷장의 둘레에 다양한 형태의 플라스틱 손잡이를 달아 마치 암벽 타기 훈련장처럼 만들었다. 옷장의 문은 유연한 곡선으로 처리했으며 옷장 군데군데에 크고작은 구멍을 뚫어 가구 전체가 ‘커다란 장난감’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하바의 침대 ‘스윙’ 역시 침대 위에 공중 다리와 그물을 만들어 놀이 동산 분위기를 연출했다. 침대 전체가 목마처럼 보이며, 아래층 침대는 물결이 출렁이는 바다를 헤쳐가는 배처럼 보인다.

▽상상력 키워주는 소재 풍성▽

덴마크의 라이프타임사는 좀 더 자라난 초등학생들이 자기 방의 공간을 다각도로 활용할 수 있도록 고안한 변형 가구들을 선보였다. 침대와 책상을 위아래로 배치한 ‘하이라이즈 슬리퍼’가 이 같은 가구다. 라이프타임은 침대 아래 공간에 책상을 배치하고도 남은 공간에는 책장이나 옷장 등을 세우게끔 고안했다. 이같이 책상을 침대 아래 배치하면 어딘지 깊숙한 곳에 틀어박힌 듯한 느낌이 들어 어린이들의 집중력을 북돋우는 효과를 가져온다.

덴마크 유니스타일사의 전시 책임자 제트 보스 케룰프는 “유니스타일은 어린이용 침상에 갖가지 컬러풀한 패브릭 소재를 이용해 침상 전체가 중세의 성처럼 보이게 만든 가구 등을 선보였다”며 “기능과 스타일을 변형하는 가구들은 공간을 절약한다는 실용성 외에도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한다는 측면에서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모습을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쾰른〓권기태기자 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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