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둥이 키우기]"성장-성격 달라도 비교 마세요"

  • 입력 2002년 1월 22일 16시 22분


승민-지섭 남매 / 지환-지원 형제 다빈-예빈 남매 / 재성-재영 형제
승민-지섭 남매 / 지환-지원 형제
다빈-예빈 남매 / 재성-재영 형제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사는 이유경씨(39). 5월에 쌍둥이 엄마가 될 예정이다. 늦게 가진 아이라 쌍둥이라는 소식에 모두들 기뻐했지만 아이가 한꺼번에 둘이 생긴다니 불안한 마음도 있다.

최근 불임시술로 인공수정을 하는 사람들까지 늘어나면서 이씨처럼 쌍둥이를 갖는 가정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육아책 등에도 쌍둥이에 관한 정보는 별로 많지 않은 실정. 실제로 쌍둥이를 키우고 있는 엄마들만한 전문가를 찾기 어렵다. 다음카페 쌍둥이 엄마 모임(cafe.daum.net/2baby) 회원들로부터 쌍둥이 키우기의 기초 노하우를 들었다.

▽꼭 제왕절개를 해야 하나요? 출산 전에 준비할 것은요?

서울 서초구 잠원동 황지섭, 승민(1) 남매 엄마 김선희씨(29)〓쌍둥이는 조산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37주 정도 되면 병원에서 제왕절개를 권하죠. 의사와 상의해서 잘 결정하세요. 하지만 자연분만도 가능하답니다.

쌍둥이를 가지게 되면 배가 많이 불러요. 5개월만 돼도 사람들이 만삭이라고 생각하죠. 배가 부르기 때문에 변비도 심하고 잘 움직이지도 않게 돼요. 적당히 움직이세요. 무엇보다도 쌍둥이라고 겁먹지 말고 마음을 편하게 가지세요. 현실을 냉정하게 받아들이지 않으면 산후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더 높답니다. 그만큼 쌍둥이 엄마들의 출산전후 스트레스가 심해요.

▽모유를 먹이고 싶은데 둘 다 먹이는 것이 가능한가요?

경기 수원시 김동한, 동연(6) 남매 엄마 이정옥씨(40)〓걱정마세요. 2명에게 먹여도 충분하답니다. 식혜나 배같이 젖을 말리는 음식을 피하시고요. 제 경우에는 누워서 양쪽으로 번갈아가며 먹이는 게 편하더라고요. 한명이 배고파서 깨면 다른 한 명도 깨워서 젖을 먹이는 습관을 들여보세요. 그러면 둘의 젖먹는 스케줄이 비슷해져서 편하답니다.

▽아이들을 둘 다 재우는 비법이 있나요?

대전 서구 삼천동 구현, 진(2) 자매 엄마 김양숙씨(36)〓한 명이 자면 한 명이 깨고…. 쌍둥이 엄마는 정말 하루에 2, 3시간 자기도 힘들어요. 저도 처음엔 고생을 많이 했는데, 음악요법이 좋아요. 불을 다 끄고 조용한 클래식음악을 들려주세요. 그리곤 엄마가 큰 대자로 누워서 양쪽 팔베개를 해 줍니다. 아이들이 자는 시간이 달라서 힘들 때는 따로 재워보세요. 보통 아기들은 우유를 먹고 나서 잠이 드는 경우가 많으니 우유를 먹이고 한 명이 자면 다른 한 명이 자는 아이를 깨우지 않도록 데리고 나와 다른 방에서 재우세요.

▽한꺼번에 떼를 쓰거나 서로 싸우면 어떻게 하나요?

경기 수원시 장지환, 지원(3) 형제 엄마 이재희씨(29)〓쌍둥이는 둘이서 친구처럼 아주 잘 놀긴 하지만 잘 싸우기도 해요. 저는 일단 싸우게 내버려둬요. 그리고 다 끝나면 타이르면서 “너희는 엄마 뱃속에서부터 같이 있었으니까 더 잘 지내야 해”라고 말하죠. 둘 다 떼를 쓸 때는 정말 정신이 없죠. 그럴 땐 아빠가 나쁜 역할을 맡아 큰소리를 치면 뚝 그쳐요. 엄마아빠 둘 중에 하나는 엄한 역을 맡아야 할 것 같아요.

▽뭐든지 두배로 사야 하니 돈이 너무 많이 들지 않나요?

서울 양천구 신정6동 천준혁, 준호(2) 형제 엄마 윤애영씨(27)〓한 달에 분유 10통은 기본이고 기저귀도 수백장 들어요. 정말 부담이 크죠. 저는 오시는 분들에게 얼굴에 철판 깔고 애교 있게 말했어요. “뭐 사가지고 오실 거면 분유나 기저귀 사오세요”라고요. 비싼 것 하나를 사주어 나눠쓰게 하기보다는 싼 것이라도 각자 주는 것이 나아요. 서로 샘을 내거든요.

▽쌍둥이라도 성격이 다르다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전북 군산시 최다빈, 예빈(1) 남매 엄마 최명희씨(21)〓쌍둥이라도 성격은 아주 극과 극입니다. 저희집만 해도 오빠인 다빈이는 겁 많고 차분하고 동생 예빈이는 왈가닥이랍니다. 말이나 행동도 예빈이가 더 빨라요. 중요한 것은 둘이 쌍둥이라고 같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에요. 비교하지 말고요. 비교하기 시작하면 아이의 발달이 더 늦어질 수 있어요. 그냥 아이의 성격에 맞게 자연스럽게 자랄 수 있도록 쌍둥이라고 생각하지 말고 남매라고 생각하세요.

정은령기자 r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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