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만기의 경우, 첼로와 영상을 통해 인간의 소외에 눈길을 준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우선 10여대의 첼로가 보인다. 그 첼로의 느낌은 따스하다. 다가가 첼로의 줄을 만지면 클래식 음악이 나온다. 첼로가 마치 노래하는 사람의 몸 같다. 보는 이의 마음이 편안해지려는 순간, 첼로의 다른 줄을 만지면 나오던 음악이 뚝 끊기고 새로운 음악이 연주되면서 보는 이를 흠칫 놀라게 한다. 게다가 옆에 붙어있는 모니터를 통해 흘러나오는 농구 중계방송이 왠지 어색하다. 어울릴 듯 어울리지 않는 분위기. ‘여기 있는 나는 과연 누구인가’ 하는 고민에 빠지게 한다. 이것이 바로 인간 소외에 대한 작가의 고민의 흔적이자 메시지다. 02-391-917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