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은 가방을 들고 어디론가 사라져 갑니다. 그 가방의 사각형 모양을 인간으로 대체한 거죠.”
덧칠은 20∼30회 반복한다. 덧칠을 하면 그 옆으로 이전에 칠한 색의 흔적이 실선처럼 남는다. 덧칠을 반복할수록 흔적의 층 역시 늘어간다. 그것이 다양한 삶의 기억이기도 하고 경험의 흔적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은 결국 ‘사각형의 기억’인 셈이다. ‘망각을 빨아들이는 사각의 검은 잉크병과/책을 지우는 사각의 지우개들/…/오래 구르던 둥근 바퀴가 사각의 바퀴로 멈추어서듯/죽음은 삶의 형식을 완성하는 것이다/…/여기 그가 잠들다/…/흙은 사각형의 기억을 갖고 있다’고 노래한 송찬호의 시처럼. 02-511-2931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