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송경혜展,사각형으로 그려낸 한편의 詩…내달4일까지

  • 입력 2002년 1월 22일 18시 49분


송경혜의 '두 개의 방법'
송경혜의 '두 개의 방법'
2월4일까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어번아트에서 열리는 송경혜의 개인전은 시인 송찬호의 시 ‘흙은 사각형의 기억을 갖고 있다’를 연상시킨다. 송경혜의 ‘두 개의 방법’ 연작은 끝없이 덧칠한 사각형 모양의 추상화다.

“많은 사람들은 가방을 들고 어디론가 사라져 갑니다. 그 가방의 사각형 모양을 인간으로 대체한 거죠.”

덧칠은 20∼30회 반복한다. 덧칠을 하면 그 옆으로 이전에 칠한 색의 흔적이 실선처럼 남는다. 덧칠을 반복할수록 흔적의 층 역시 늘어간다. 그것이 다양한 삶의 기억이기도 하고 경험의 흔적이기도 하다. 그의 작품은 결국 ‘사각형의 기억’인 셈이다. ‘망각을 빨아들이는 사각의 검은 잉크병과/책을 지우는 사각의 지우개들/…/오래 구르던 둥근 바퀴가 사각의 바퀴로 멈추어서듯/죽음은 삶의 형식을 완성하는 것이다/…/여기 그가 잠들다/…/흙은 사각형의 기억을 갖고 있다’고 노래한 송찬호의 시처럼. 02-511-2931

이광표 기자 kp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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