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속주, 임금님이 드신 '우리 술'

  • 입력 2002년 1월 29일 14시 20분


문배주
술상 볼 일이 많은 설 연휴. 귀한 손님들에게 어떤 술을 대접해야 할지 고민하는 소비자를 위해 다양한 전통주 선물세트가 나와 있다.

기품있는 도자기 모양의 병에 담겨있는 은은한 향기의 술을 고운 빛깔의 잔에 담아 내놓으면 흐뭇해하지 않을 손님이 몇이나 될까.

문배나무 열매 향기가 난다는 문배주는 고려시대부터 평안도 지방에서 전해 내려오는 대표적인 전통주다. 조 수수 밀 등을 발효시켜 증류한 문배주는 곡류로 빚은 증류주지만 소주나 일반 증류주와 달리 매우 부드러운 술이다.

문배주 기능보유자인 이기춘씨는 증조모 박씨, 조부 이병인옹, 부친 이경찬옹에 이어 4대째 문배주의 맥을 잇고 있다.

안동소주는 정확한 연대는 알 수 없지만 고려 때부터 전해 내려오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북 안동지방의 물로 쌀을 쪄서 증류시킨 술로 원래 30도부터 45도짜리까지 4종류가 있지만 지금은 45도짜리만 생산되고 있다. 술을 담근 뒤 오랫동안 숙성했기 때문에 알코올 도수가 높은데도 은은하고 과음해도 숙취가 없어 애주가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전통주 선물세트 가격▼

종류가격(원)
문배주91,000(특7호)
경기 옥로주68,000(명품1호)
가야곡 왕주52,000
(기마인물9호)
안동소주57,000(특1호)
김천 과하주63,000(특6호)
전주 이강주78,000(8호범종)

궁중술이라 불리는 가야곡 왕주는 찹쌀, 야생 국화, 구기자, 솔잎 등을 넣어 백 일 동안 정성스럽게 익힌 짜릿하고 새콤달콤한 술. 약초 냄새가 나는 왕주는 조선시대말 명성황후의 친정인 민씨 집안에서 곡주와 조선시대 중엽 성행했던 약술을 접목한 술로 왕실에 진상했다고 한다.

경기 옥로주는 증류시킬 때 증기가 액화되어 마치 옥구슬같은 이슬방울이 떨어진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 술이 독해 빨리 취하지만 숙취없이 깨끗하게 깬다.

1987년 무형문화재 6호로 지정된 전주 이강주는 전라도 전주 익산 완주 지방에 전해 내려오는 우리나라 최고급 술로 옛날 상류사회에서 즐겨 마시던 술이다. 이강주는 전북지방의 명산물인 배와 생강을 넣어 빚었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김천 과하주는 약주의 하나로 곡주 특유의 향기와 맛이 일품이며 숙취가 없다. 임금에게 진상되던 전국 72가지 술 가운데서도 최상품으로 꼽혔다. 이 술의 독특한 맛과 향기는 과하천에서 흘러나오는 물맛 덕분이며 이 때문에 다른 지역에서는 모방할 수 없다고 한다.

신치영 기자 higgle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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