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젊은 베르테르의 슬픔'…롯데가 말괄량이로 변했다

  • 입력 2002년 1월 29일 18시 03분


추상미(29)와 조승우(23)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나누는 연인이 된다.

2월8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컨벤션센터에서 막이 오르는 뮤지컬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각각 주인공 롯데와 베르테르 역을 맡은 것.

추상미는 1997년 연극 ‘카마라조프가의 형제들’ 이후 5년만에 무대 컴백이라 그런지 다소 긴장된 얼굴이었다.

“첫 뮤지컬 출연이어서 부담스럽기도 해요. 하지만 개인교습을 받으면서 노래에 감정을 싣는 방법을 배웠고 동료 배우들과 화음을 맞추는 과정이 재미있더군요.”

추상미는 그동안 청순 가련형 귀족이었던 롯데에서 탈피할 생각이다. 순수하지만 솔직하고 말괄량이 같은 여성으로 이미지를 바꿀 계획이다.

그의 상대역인 베르테르 역의 조승우는 1999년 영화 ‘춘향뎐’과 지난해 ‘와니와 준하’에서 신인답지 않은 연기력을 선보인 차세대 스타. 뮤지컬 ‘명성황후’ ‘지하철 1호선’에 출연해 기본기를 닦았다. 4월에 개봉할 영화 ‘후 아 유’를 촬영하면서도 ‘젊은 베르테르…’ 연습은 절대 빠지지 않을 정도로 열성적이다.

“영화 촬영과 병행하느라 새벽 3∼4시까지 연습하는 강행군이지만 관객과 직접 호흡하는 뮤지컬에 애착이 많아요. 이번 작품에서 상미 누나와 연인이 되면서 감정 조절 등에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연예인 2세’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연극인 고 추송웅씨의 딸인 추상미와 1970년대 ‘행복이란’ ‘잊지는 못할 거야’의 가수 조경수의 아들인 조승우는 아버지로부터 재능을 물려 받은 것을 고마워했다.

특히 추상미는 지난해 4월 서울 서교동에 ‘떼아르트 추’라는 극장을 열어 공연과 전시회 등을 열고 있다. 그는 “극장 앞 정원에 아버지의 사진을 전시하고 있다”며 “아버지에게 진 빚을 조금이나마 갚은 것 같다”고 말했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의 고전작품을 창작 뮤지컬로 만든 ‘젊은 베르테르…’는 순수하고 가슴 시린 사랑 이야기. 연출자 고선웅씨는 “추상미와 조승우 모두 연극에서 기본기를 닦은 배우여서 감정 연기가 뛰어나다”며 “롯데와 베르테르의 비극적인 사랑과 7인조 실내악단의 은은한 클래식 연주가 극적인 감동을 배가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3월24일까지. 화수목 오후 7시반, 금토 오후 4시 7시반, 일 공휴일 오후 3시 6시. 2만5000∼4만5000원. 02-3676-0151∼2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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