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도 생활도 인생이다"

  • 입력 2002년 1월 30일 11시 19분


발레리나 강수진은 발레리나고 아내 강수진은 아내다. 발레는 ‘예술’ 이고 아내는 ‘생활’ 이다. 그러나 철학적으로 보면 예술도 생활도 ‘인생’ 이다.

세계적인 발레리나 강수진을 사로잡은 터키 출신의 둔치 서크만(42). 그는 강수진의 일거수일투족을 체크하는 매니저이기도 하다. 30일 공연 직전 카멜리아의 여인 최종 리허설 현장을 지켜보던 그는 아내를 한마디로 “완벽하다(Perfect)” 고 평가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강수진은 “남편은 마음이 넓고 유머를 갖춘 따뜻한 남자” 라고 화답했다.

둔치 서크만과 강수진은 11일 독일 슈투트가르트 시청에 혼인신고를 했다. 하지만 결혼 후에도 이들의 생활은 달라진 게 별로 없다. 강수진이 연습벌레 인데다 공연 일정이 이어져 신혼을 즐길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1990년 처음 만난 발레리나 강수진의 아름답고 진실한 눈에 반해버렸다. 동료 발레리나에서 친구로, 그리고 아내가 되기까지 12년이 걸렸다. 그 동안 어려움은 없었을까?

오랫동안 만나면서 갈등이 왜 없었겠나. 하지만 많은 문제를 극복하면서 결혼에 이를 수 있었던 것 같다.

둔치 서크만은 한국인 아내와 문화적 차이를 거의 느끼지 않는다고 말했다. 불고기 갈비 김치를 좋아하고 강수진도 터키식 생선요리를 좋아하는 등 ‘음식 궁합’ 도 잘 맞는다는 것.

그는 성악가인 부모의 영향을 받아 일곱 살때부터 발레를 시작했다. 나이가 들자 96년 발레를 그만 뒀지만 현재 만하임 발레단의 발레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

비록 서툴지만 “감사합니다” 라고 정중하게 인사를 건네는 그의 모습은 영락없는 ‘한국의 사위’ 였다.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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