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구 논현동 ‘모노 컬렉션’의 패브릭 디자이너인 장응복씨는 최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세계적인 직물 전시회 ‘하임텍스틸’ 현장에서 이 같은 형용사들을 떠올렸다. 출품작들의 색상은 밝았고 패턴 디자인은 복고적이었으며 소재는 자연주의를 지향했다. 애교스러운 솜사탕이나 시원한 박하사탕 냄새가 날 것처럼 밝고 사랑스러운 색상의 패브릭이 커튼, 침대보 또는 테이블보로 등장했다.
2003년에는 좀 더 경쾌한 파스텔톤이 인기를 모을 것으로 예견되는 만큼 올 봄에는 실내를 한층 밝고 따뜻한 색상의 패브릭으로 새 단장해도 좋을 듯하다.
'하임텍스틸’에서 제안된 컬러 트렌드의 주제는 ‘카지노 로열(Casino Royal)’‘플래닛 비전(Planet Vision)’ 그리고 ‘쇼크 어택(Shock Attack)’. 장씨는 여기에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색상 조합인 ‘레드&레드(Red&Red)’‘캄&플레인(Calm&Plain)’을 덧붙여 새봄을 앞두고 커튼, 벽지, 소파나 침대 커버를 바꾸고 싶어 하는 주부들에게 2002년 트렌드를 따라잡는 노하우를 조언했다.
‘홈 스위트 홈’이라는 말 그대로 달콤한 집안 분위기는 패브릭의 감각으로 완성된다. 아래 사진은 이 같은 색 조합으로 꾸민 패브릭 코디네이션과 각 주제에 맞는 색상표(사진제공 모노 컬렉션).
▽레드&레드
커튼, 벽지, 카펫트 등을 모두 빨간색 패브릭으로 꾸미는 것. 따뜻하고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빨간색만 쓰는 것이 망설여진다면 분홍색, 짙은 와인색 등 명도를 조금씩 달리한 천을 사용한다. 이렇게 하면 ‘시뻘겋다’는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럽고 로맨틱한 붉은 와인 한 잔을 마시는 듯한 달콤함을 맛볼 수 있다. 빨강 일색이 부담스럽다면 흰색의 가구, 이불, 벽지에 들어가는 문양이나 장식물의 포인트색으로 빨강을 택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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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 앤드 플레인
베이지+브라운+버건디+카키.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선호하는 무난한 색상 배합. 차분함과 위안을 주는 색상이지만 다소 나이 들어보일 수 있다. 수십년간 이런 색감의 패브릭만 찾아왔다면 새로운 색상에 도전해 볼 필요도 있다. 그래도 친숙함과 편안함이 제일이라고 생각한다면 밝은 오렌지, 밝은 노란색 등 ‘튀는 색’ 쿠션이나 화려한 패턴의 천을 사용함으로서 거실과 침실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 비스코스레이온, 자카드, 벨벳 등이 이 색상을 잘 살릴 수 있는 질감의 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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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 로열
짙은 베이지, 겨자색, 네이비 블루, 짙은 오렌지, 군청색.
풍요로운 느낌의 오렌지색에 신선한 이미지를 가진 하늘색을 더하면? 고급스러우면서도 시원한 느낌이 연출된다.
특히 벨벳처럼 볼륨 있는 원단을 사용하면 풍성하고 지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스카이 블루와 감색 천이 흰색 리넨 위에 덧대진 커튼을 달고 명도가 낮은 스카이 블루빛 소파천을 씌워 같은 톤으로 통일시킨 뒤 이들과 전혀 다른 색감의 오렌지색 쿠션을 조화시키면 어렵지 않게 ‘카지노 로열’ 조합을 연출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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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래닛 비전
그레이, 쿨 그레이, 옅은 스카이블루, 아이보리.
새틴, 리넨 등 금속 느낌이 나는 은회색을 주조로 해 모던하다 못해 사이버적인 느낌을 준다. 복잡한 문양이 들어간 직물보다는 장식없이 깔끔한 스타일의 원단을 쓰는 것이 더 좋다. 회색톤 하나만으로 획일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보다 갈색을 적절히 가미하면 훨씬 생동감을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소파를 두 개 배치한다면 각기 회색과 옅은 밤색의 커버를 씌우는 것이 좋다. 다만 쿠션이나 방석은 한 가지로 색을 통일한다. 입에 쏙 들어가는 샌드위치를 먹는 것처럼 깔끔함이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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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크 어태크
핑크, 옅은 핑크, 밝은 빨강, 노랑, 민트, 스카이 블루, 진한 베이지.
바비 인형을 떠올려보자. 아니면 과일 셔벗을 한 숟갈 떠먹는 상큼함. 조금은 들떠있고 가볍지만 로맨틱한 느낌을 준다. ①촉촉한 보라색과 벌꿀같이 매끈한 느낌의 노란색 커튼에 보라색 소파 커버 또는 침대 커버, 감색의 소품을 조화시키기 ②노란색과 연두색 분홍색이 화려하게 조화된 큰 꽃무늬 커튼에 빨간색 소품 곁들이기 ③민트색과 하늘색이 시원하게 얽힌 커튼에 짙은 버건디색 소파 커버 씌우기 ④민트+파란색 커튼에 노란색 소파보 또는 침대보 조화시키기 ⑤부드러운 곡선 무늬의 진한 베이지색 커튼에 하늘색과 오렌지색 소품을 곁들이기 등의 매치법을 구사해본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