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브릭, 이질적 요소의 멋스러운 만남

  • 입력 2002년 1월 31일 13시 45분


복고적이고 동양적인 꽃무늬
복고적이고 동양적인 꽃무늬
1886년에 창립된 스위스의 패브릭 브랜드 크리에이션 바우만은 2002년 패브릭 컬렉션의 큰 주제를 ‘대조성’으로 정했다. ‘대조성’이란 소재와 디자인에서 각기 다른 두 가지 성질이 어울리도록

하는 것이다. 소재의 측면에서는 질감이 크게 차이가 나는 두 가지 이상의 천을 함께 겹쳐 놓거나 꿰맴으로써 보는 방향에 따라 여러 가지 연출 효과를 나타내는 방식이다. 패턴 디자인에 있어서는 꽃무늬처럼 자연을 상징하는 정물에 인공적인 컴퓨터 그래픽을 가미하는 방법이 있다. 또 단순한 선 정도로 나눠진 바탕면에 화려한 무늬를 프린트하는 등의 방식으로 상반된 요소를 결합시킨다.

▼패턴 트렌드

세계적인 패브릭 브랜드들이 ‘2002 하임텍스틸’에서 선보인 각종 패턴의 특성은 ‘복고’(retro)와 ‘이국풍’(ethnic)으로 압축된다.

아기자기하기보다는 뻔뻔스러울 정도로 대담한 무늬의 패턴이 대세로 떠오른 가운데 이국적인 느낌을 주는 갖가지 문양의 프린트, 다양한 색상의 꽃무늬 패턴이 각광받았다.

큼지막하게 구성한 체크와 꽃무늬

특히 한복에 자주 사용돼 눈에 익은 꽃무늬나 색동옷의 색감이 대거 등장해 ‘동양적 복고’의 한 축을 이루었다. 한자 등 동양의 문자를 모티브로 삼아 위에 프린트한 브랜드들도 있었다.

크리에이션 바우만은 나뭇잎, 꽃잎 등 자연적인 디자인을 주요 모티브로 삼았다. 중국 여인의 전통 의상을 연상시키는 반짝이는 질감의 천 위에 짙은 원색의 꽃 문양을 배치하거나 반투명한 새틴 천 위에 화려한 꽃잎을 프린트했다.

반면 다소 도식적인 패턴으로 현대성을 가미하는 것도 하나의 트렌드로 제시됐다. 벽지 위에 큼직한 꽃무늬를 새기고 그 위로 비행기 모양의 프린트를 꾹꾹 눌러 찍은 유머러스한 디자인의 벽지도 등장했다. 도식적으로 보이는 규칙적인 점, 다이아몬드, 네모 등 도형의 반복을 평면적으로 활용한 테크닉도 돋보였다.

조만간 커튼이나 이불보 쇼핑 계획이 있다면 고풍스러운 느낌이 나는 큰 꽃무늬 패브릭을 택해보는 것은 어떨까. 점, 선으로 꾸며진 현대적인 그래픽 무늬를 택할 경우에도 예스러워 보이는 디자인을 택한다.

▼소재&질감 대비

얍의 펠트 카페트

‘대조성’의 맥락에서 질감이 판이한 두 가지 이상의 소재를 과감하게 매치하는 감각이 관건으로 떠올랐다.

장응복씨는 “질감을 대비해서 연출하면 아주 적은 변화로도 실내 분위기가 극적으로 바뀌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간단한 매치법을 설명했다.

‘카지노 로열’의 색 배합을 예로 들어보자. 두꺼운 황토색의 두피온 실크 위에 복잡한 무늬를 프린팅해 그대로 커튼으로 활용한다면…. 아무래도 실내 분위기가 복잡하고 무거워 보인다. 이 때 반투명한 흰색 오르간자나 새틴 등을 한두 겹 겹쳐 달아보면 한결 가볍고 경쾌한 느낌을 낼 수 있다.

이 경우 얇고 비치는 천은 창문 쪽이 아닌 사람 쪽으로 단다. 선명한 무늬가 새겨진 두꺼운 천이 슬쩍슬쩍 비쳐 보이면서 한결 신비롭고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고급스럽고 가벼운 느낌을 주는 천 샹블레와 두껍고 볼륨감 있는 천 슈닐을 매치시키거나 부드러운 벨벳을 투명한 오르간자와 오버랩시키는 것도 훌륭한 궁합이다.

서로 다른 질감의 소재

전시회에서는 가공기술의 발달로 실내 패브릭 인테리어를 한 단계 이상 ‘업그레이드’ 시킬 새로운 감각의 소재들도 선보였다.

독일 브랜드 얍은 울 섬유에 열과 수분을 가한 뒤 강한 압력으로 압축해 입체감이 돋보이는 펠트 카펫을 내놓았다. 스위스의 크리스찬 피셔바흐는 아이보리, 애플 그린, 라일락 컬러 색상의 상큼한 타페타 실크를 내놓았다. 비닐처럼 바스락거리는 얇은 소재 쉬어도 각광받았다.

김현진 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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