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세의 여성 원로시인 김양식씨(한국인도문화연구원장)가 인도 최고 권위 시민상인 ‘파드마 슈리 상’을 받게 됐다. 시상식은 올 하반기 중 인도 대통령 관저인 라슈트라파티 바반에서 열린다. 파드마 슈리상은 인도 문화의 이해와 전파에 두드러진 기여를 한 내외국인에게 수여되는 상.
김씨가 1981년 한국타고르협회를 설립, 인도학자 초빙 정기 강연회와 논문집 발간 등을 통해 한국 인도의 교류에 앞장서온 점이 인정됐다고 주한인도대사관은 밝혔다.
“제 문학이 시작된 촉매제 역할을 한 것이 바로 시성(詩聖) 타고르의 시였죠. 어린시절 그의 ‘초승달’을 읽고 감명을 받아 첫 시를 썼어요.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에는 동국대에서 인도철학을 공부했죠.”
김씨가 1973년 인도 마드라스에서 열린 아시아 시인대회에도 참석한 뒤 인도에 흠뻑 빠져들었다. “인도에 대해 막연하게만 알고 있었으나 바로 인간이 사는 곳이구나, 사람이 가진 그대로를 가지고 살아가는 모습이 여기에 있구나, 강한 충격을 받았죠.”
1981년 현대그룹의 도움을 받아 설립한 한국타고르협회에서는 강연회 외에 힌두어 교습과 요가 강습 등도 열었다. 이름도 한국인도문화연구원으로 바꾸고 인도를 오가며 틈틈이 사모은 인도 민화(民畵) 전시회도 두차례 가져 수익금 1만달러를 네루대 한국어과에 기탁하기도 했다.
“시성 타고르는 범아일여(梵我一如)의 우주관을 시로 형상화한 우주적 스케일의 시인이었죠. 알고보면 인도 문화 전체가 그와 같은 큰 스케일과 깊이를 갖고 있어요. 막연히 서구문화의 대안으로서가 아니라 인도문화의 참 매력을 알고 탐구하는 사람들이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