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를 이용해 나만의 작품을 만들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주어진 프로그램을 이용만 하는 수동적 상황을 넘어 취학전 아이들에게 창작의 기쁨을 느끼게 하는 CD로 ‘올리의 그림동화 만들기’가 있다.
올리는 까만 피부에 동그란 눈이 아주 귀여운 자메이카 여자아이다. CD를 실행하면 노을진 해변을 배경으로 저절로 몸을 들썩이게 하는 레게 리듬의 노래가 흐르고, 올리의 실루엣이 춤을 추고 있다. 아이들은 이 장면부터 같이 엉덩이를 들썩들썩하게 마련이다.
이야기를 선택하면 올리는 자기가 지어낸 얘기를 한다. ‘별난 공주’를 포함해 4가지 이야기를 해주는데 아이다운 조잘거림이 아주 유쾌하다. ‘벌레 사냥꾼 랜스’는 벌레를 먹으려는 랜스를 말리려고 지어내는 이야기다. “이 벌레는 말야, 용감한 탐험가 벌레인데 항해를 하다가 바다괴물을 만나서 배가 좌초한 것일지도 몰라….” 이렇게 이어지는 얘기 중간중간에 그림을 그리게 한다. 바다괴물은 어떻게 생겼을 거 같니? 벌레가 탄 배는 어떤 모양이었을까? 이야기마다 8개의 그림을 어린이들이 마음대로 그리면 된다. 그림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 모르겠다면 밑그림을 이용하고 색칠만 할 수도 있다. 그림도구통을 열면, 갖가지 색깔의 물감과 붓, 색연필이 잔뜩 있어서 마음대로 고를 수 있다. 다 그리고 나면, 야외 극장에서 그 이야기를 상영해 볼 수도 있다. 이야기를 지어낸 건 올리지만, 그 이야기에 그림을 그린건 ‘나’로 이 이야기는 올리와 나의 공동저작인 거다.
아, 올리의 이야기로 그림만 그리는 건 시시하다고? 물론 나만의 동화책을 만드는 메뉴도 있다. 여기서는 효과음향을 골라 넣을 수 있고 프린트할 수도 있다. ‘올리의 그림동화 만들기’의 또 다른 장점은 다양하고 선명한 색깔이다. 원하는 색깔을 선택하면 페인트통에서 물감을 살짝 찍는데 그 순간은 진짜 물감을 섞을 때만큼이나 기대로 설레게 된다.
1997년 이탈리아 볼로냐 뉴미디어 프라이즈에서 가장 우수한 소프트웨어로 선정되었다. 아리수미디어(www.arisumedia.co.kr)에서 한글화해 출시했다.
정 경 미 주부·서울 강남구 도곡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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