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권(civil rights)이란 말은 고대 그리스나 로마 등의 특권 신분 ‘시비타스(civitas)’에서 비롯한다. 이들 국가 자유민의 참정권이었다. 로마 시민은 군인으로 전쟁에 나간다는 조건 아래 당당하게 참정권을 얻었다. 로마가 슈퍼 파워가 되면서 시민의 성격은 바뀌었다. 제국이 워낙 커져 제대로 참정할 방법이 없었다. 정복전이 계속될수록 시민은 몰락해갔다. 로마의 자국민화 정책에 따라 정복지 주민들도 시민의 지위를 누리게 됐다.
미국은 로마에 견줄 슈퍼 파워다. 그러나 시민권자들에게 개병제를 요구하진 않는다. 그런 점에서 미국 시민은 로마 시민보다 행복하다 할 수 있다. 이런 이유 등으로 많은 이들이 미국 시민권을 원한다. 때로는 거짓말까지 해가며 미국 시민권을 얻는다. 그러나 기억해야 하지 않을까. 브루투스의 이름에 오욕이 남아있다면 그가 어떤 이유로든 시저를 배신했기 때문이다.
권기태 기자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