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1TV가 11일 설날 특집으로 마련하는 ‘다큐멘터리 한국의 사계’(오전 11·10)가 그것. 사계절이 뚜렷한 한국 산하의 아름다움과 그곳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진솔한 모습을 선명한 화질의 HDTV에 담아냈다.
봄은 윤기나는 햇빛속에서 새로운 한해를 시작하는 계절. 솜털같은 새순, 봄비를 머금고 자라는 죽순 등 봄의 쾌활한 전령사들이 화면을 메운다. 섬진강 가에서는 재첩이나 참게를 잡고 한 노(老)화가는 그 풍경을 화폭에 담는다.
여름 풍경에서는 동강의 물장구치는 이들과 모기불을 피워놓고 평상에서 옥수수를 먹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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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물줄기의 발원지인 검룡소에서 시작해 동강을 거쳐 바다까지 그 물의 흐름을 따라 다채롭게 펼쳐지는 정겨운 여름을 담았다.
가을은 오곡과 과실이 익는 계절. 단풍도 절정에 이른다. 황금 물결이 넘실대는 김제 평야와 넉넉한 농심. 만산홍엽의 단풍속에서 풍요를 즐기는 이들의 표정이 밝다.
겨울 풍경은 눈에 파묻혀 설국이 된 강원도 설피 마을을 담았다. 눈이 천지를 하얗게 만들며 한해의 허물과 결실을 덮는다. 그 속에서 손두부에 탁배기 한잔 곁들이며 세월을 이야기하는 설국의 노인들.
제작을 맡은 이영식 KBS 영상제작국 차장은 “깊이를 가진 다큐가 아니라 한국의 사계를 다채롭고 가볍게 담은 작품이어서 연휴 가족용으로 좋다”고 추천했다.
허 엽기자 he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