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데이 지구촌 표정

  • 입력 2002년 2월 14일 18시 26분


‘커플의 명절’ 밸런타인데이에는 더 이상 초콜릿과 사탕만 오가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다이아몬드가 밸런타인 특수를 누렸고, 영국과 중국 등에서는 휴대전화의 문자메시지가 초콜릿을 대신했다. 밸런타인데이를 서구의 퇴폐문화쯤으로 여기는 중동의 이슬람국가들은 올해도 어김없이 관련 상품의 판매와 행사를 막았다.

▼미국 “초콜릿은 가라” 저가 다이아 인기▼

▽다이아몬드 특수〓밸런타인데이를 겨냥한 미국의 쇼핑가는 온통 다이아몬드 광고로 넘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3일 소개했다.

쇼핑가를 강타하고 있는 이 인도산의 저가 다이아몬드는 장미 꽃다발과 경쟁을 벌일 정도. 대형 다이아몬드 상점인 ‘케이 주월러스’는 ‘아이 러브 유’라고 새긴 다이아몬드 반지를 99달러에, 대형 할인매장인 월마트는 하트 모양의 다이아몬드 목걸이를 역시 99달러에 판매했다. K마트는 다이아몬드 귀걸이를 49달러에 내놓았다.

▼中-英 문자메시지 사랑고백… 채팅룸 북적▼

▽‘사랑의 밀어는 쌍방향이 제격’〓영국과 중국에서는 휴대전화의 문자메시지가 카드와 e메일을 제치고 사랑의 밀어를 속삭이는 주요 수단으로 떠올랐다. BBC방송은 올해 밸런타인 데이 하루 동안 영국인들이 8000만건의 문자메시지를 띄운 것으로 추산했다. AFP는 중국에서 초콜릿과 장미 선물은 구식이 됐으며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와 인터넷 채팅룸의 폭발적인 이용이 새로운 풍속도로 자리잡고 있다고 소개했다.

▼아랍권 “기독교 문화” 순찰차동원 단속▼

▽‘밸런타인데이를 막아라’〓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붉은 장미를 포함해 밸런타인데이를 연상시키는 상품 판매를 공식적으로 금지하고 순찰차들을 동원해 단속을 벌였다.

밸런타인데이의 연원이 기독교라고 보기 때문.

인도의 보수진영은 밸런타인데이를 ‘서구에서 유입된 오염된 문화’라고 부르면서 지난해부터 밸런타인데이에 맞춰 격렬한 반대 시위를 벌여오고 있다.

태국에서는 밸런타인 데이 때 청소년의 탈선을 우려해 교사, 공무원, 경찰 합동으로 청소년 밀집지역 집중 단속에 나섰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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