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한국 무용 세계속으로 힘찬 비상

  • 입력 2002년 2월 21일 18시 01분


로잔 국제 발레 콩쿠르 입상자 중최고 득점자인 최유희양
로잔 국제 발레 콩쿠르 입상자 중
최고 득점자인 최유희양
한국 무용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올들어 세계적 권위의 스위스 로잔 발레 콩쿠르에 한국 출신 발레리나 3명이 입상한 데 이어 일본 나고야 국제 콩쿠르에서 한국 무용수들이 수상의 영예를 안은 것.

15일 일본 나고야(名古屋)에서 폐막한 제4회 세계 발레 & 모던 댄스 콩쿠르 현대무용 부문에서 이윤경 류석훈씨가 창작안무 작품인 ‘로미오와 줄리엣2, 3’으로 금상과 안무상을, 박은성 이성용씨가 은상을 각각 차지했다.

나고야 콩쿠르의 심사위원인 독일의 수잔 릴케는 “한국 현대무용가들의 감정을 실은 움직임이 소름이 끼칠 정도”라고 극찬했다.

춤 전문지 ‘몸’의 박성혜 편집장은 “나고야 콩쿠르가 신생대회이긴 하지만 현대 무용 분야에서 한국 무용수들이 주요 상을 휩쓴 것은 주목할 만한 성과”라고 평했다.

이달 초 열렸던 제 30회 스위스 로잔 국제 무용 콩쿠르도 ‘한국 발레리나를 위한 잔치’ 였다. 이 대회 입상자 8명 중 조종련계 재일동포 최유희양을 비롯 조수연 강효정양 등 3명이 한국출신.

한국 무용의 급성장에 대해 로잔과 나고야 콩쿠르 심사위원으로 참가했던 한국예술종합학교 김혜식 무용원장은 “지난 10여년간 정통교육을 통해 신인 무용수를 발굴 육성한 결과”라며 “무용수의 신체조건이 서구화되면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로잔 국제 발레 콩쿠르
최종결선 진출자인 한상이양

해외 언론과 세계 무용 관계자들도 한국 무용의 급성장에 놀라고 있다. 스위스의 일간지 ‘르 마탱(Le Martin)’은 로잔 무용 콩쿠르와 관련, ‘해가 동쪽에서 뜨고 있다’는 제목으로 한국 발레의 급부상을 2면에 걸쳐 보도했다. 이사벨 기자는 “결선무대에 오른 14명 중 5명이 한국인인 것은 최초의 일”이라며 “관객들은 장래의 프리마돈나를 발굴하는 로잔 콩쿠르에서 한국 무용수들의 놀라운 재능에 찬사를 보냈다”고 밝혔다.

로잔 무용 콩쿠르가 열린 뒤 영국 로열 발레단을 비롯 벨기에 캐나다 등 발레 관계자들은 “한국의 발레 훈련과정을 비디오로 찍어 분석하고 배워야겠다”며 각별한 관심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현재 외국 무용단에 진출한 한국인 무용수는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의 수석무용수인 강수진을 비롯해 40여명. 러시아 볼쇼이 아카데미 등 유학 중인 무용수만 해도 400명 수준. 매년 2000여명의 대학 무용과 졸업생을 배출하고 전국의 무용단체가 300여개에 이르는 등 한국 무용은 세계로 발전할 토대를 마련하고 있다.

하지만 무용계 전반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무용 평론가 장광열씨는 “명실상부 한국 무용이 세계로 뻗어가기 위해서는 능력있는 안무가 양성이 시급하다”며 “문예진흥원 등 정부 차원에서 무용수들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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