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내밀한 공간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서울 마포구 창전동 홍대 근처 쌈지스페이스가 마련한 ‘2002 오픈 스튜디오’.
쌈지스페이스는 1999년부터 매년 촉망받는 젊은 작가들을 선정해 스튜디오를 무상 제공하고 있다. 3월초면 2001년도 입주 작가들이 방을 비우고 2002년 입주 작가들이 새로 들어온다. 이에 맞추어 오인화 정연두 이미혜 윤주경 김지현 이경 유승호 김상길 등 2001년 입주 작가 8인의 작업실과 작품을 공개하는 것이다. 단기 입주작가들의 작업실과 작품도 함께 볼 수 있다. 1∼3층 갤러리에선 작품을 전시하고,4∼6층 스튜디오는 완전 개방해놓았다.
이번 행사의 매력은 작가들의 작업 공간 속을 거닐어 볼 수 있다는 점. 입주 작가들은 그곳에서 1년 동안 아무런 간섭 없이 하고 싶은대로 창작활동을 했다. 젊은 작가들의 그런 자유분방함과 치열한 고뇌, 뜨거운 예술혼을 느낄 수 있다.
이들이 철수를 앞두고 생활 도구와 미술 도구 일부를 치워놓아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그 흔적은 역력하다. 한 작업실엔 소주병 가득한 실내 사진이 걸려 있다(물론 실제 소주병은 치워놓았다). 젊은 작가들의 치기로 보일수도 있지만 미술을 위해 술로 지샜던 불면의 밤, 그들의 열정이 전해온다. 작업실 곳곳의 미완성 작품들도 흥미로운 볼거리다.
서양화가 이미혜는 “고립된 개인 작업실에서와 달리 다른 작가들과 함께 있으니 많은 것을 생각하고 배웠다”면서 “이번 오픈 스튜디오에서 힘들다면 힘든 작가들의 창작생활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다”고기대했다.
쌈지스페이스 스튜디오 입주는 젊은 작가들에게 인기가 높다. 3월초 입주하게 된 2002년 입주작가 선발은 10:1의 경쟁률이었다. 02-3142-1693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