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각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여 전각의 아름다움을 전해준다. 27일부터 3월5일까지 서울 종로구 관훈동 경인미술관에서 열리는 고우회 전각전 ‘돌의 침묵을 두드려’.
고우회는 고암 정병례 선생 문하에서 전각을 배운 사람들의 모임. 이번 전시엔 고암과 고우회원 30여명의 작품이 출품된다.
전각은 기본적으로 전서(篆書) 예서(隸書)와 같은 장식적 요소가 강한 글씨를 새기는 인장을 말한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 알 수 있듯, 전각은 글씨와 그림을 함께 새기는 예술로 발전해왔다. 서화와 조각이 합일된 동양의 독특한 예술 장르다.
전시작들은 그래서 인장의 차원을 넘어선다. 회화를 연상시키는 작품도 적지 않다. 특히 고암의 전각 ‘연하장’은 담백하고 여유로운 수묵화같다.
김세영의 ‘마(馬)’는 말 마(馬)자를 새겨넣었는데 그 모양이 실제 갈기를 휘날리며 질주하는 말의 모습을 연상시킬 정도로 역동적이다. 돌에 새겼기 때문에 말 마자의 획 하나하나가 거친 듯 하면서 날카롭고 자유분방하다. 획 이외에 돌을 파낸 부분에 남아있는 조각도의 흔적이 그 역동적인 미학을 더해준다.
최근 들어 전각 애호가들이 늘고 있다. 전각을 하는 사람들에겐 한국 전각의 수준을 가늠해보고 일반인들에겐 전각의 색다른 아름다움을 만끽 할 수 있는 기회다. 02-733-4448,9. 02-732-5515.이광표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