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다 75년 미국 남가주로 직장을 옮겼습니다. 미국생활이후 일상 업무를 하려면 현업에 관한 여러 서류를 읽어야 하고 매일 e메일도 검토해야 하고 또 여러 지식을 업데이트해야 하기 때문에 교양서적, 특히 한글로 된 서적은 여간해서는 손에 잡기가 어려웠습니다. 잡지는 말할 것도 없고요. 말하자면 독서를 게을리 한거죠.
그렇게 십몇 년이 훌쩍 지난 버린 어느날, 저는 자동차가 고장이 나서 정비소에 차를 맡겼습니다. 우연찮게 정비소 주인은 한국분이었습니다. 한시간 정도면 된다 해서 앉아 기다리는데 우연히 책상위에 놓여 있는 한국 잡지 한권을 발견했습니다. 제목은 월간 ‘좋은 생각’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사람들의 밝은 이야기’라는 부제가 붙어있었습니다.
저는 아무 생각없이 책을 펴 들고 중간부터 몇장 읽게 되었습니다. 대부분 글이 한 장 내지는 두장 정도의 간단한 수필이었고 가끔 시도 실려 있더군요.
대부분 우리들 모습이 그러하듯 모두들 일상에 매달려 지내는 바쁜 현대인들이었지만 사소한 일에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다른 사람의 작은 실수도 큰 마음으로 받아들이는 생활속의 따뜻한 이야기들이 많았습니다. 저는 그 책을 읽어 내려가는 동안 아주 오랜만에 마음의 평안을 느꼈습니다. 잔잔한 미소가 얼굴에 퍼지고 조용한 기쁨까지 일더군요.
그때, 정비소 주인이 일을 마쳤다는 소리가 들렸고 저는 아쉬움을 남긴 채 책을 놓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세월이 흘렀습니다. 저는 다시 한국에서 직장생활을 하게되었습니다.
2년전 다시 돌아온 한국은 모든 게 낯설었습니다. 바삐 돌아가는 한국생활 익히랴, 직장생활 적응하랴, 독서와는 먼 생활의 연속이지요. 그러다 최근 정기건강검진을 받기위해 병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차례를 기다리다가 우연찮게 의자옆에 놓인 책꽂이에서 다시 ‘좋은 생각’이란 잡지를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참으로 반가운 마음에 얼른 집어들고 읽어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예전과 똑같이 마음이 밝아지고 뿌듯함을 느끼며 그 자리에서 즉시 정기구독을 결심했습니다. 그리고 이어 국내에 있는 친구 세사람, 미국에 있는 지인 두분에게도 정기구독을 해드렸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명언 중에 코카콜라 회사의 책임자가 쓴 글이 있습니다. 그중에 다음과 같은 대목이 있습니다. ‘인생은 다섯가지 공을 가지고 공중놀이를 하는 것과 같다. 일, 가족, 친구, 건강, 마음이 그것이다. 그중 일은 고무공같아서 한번 떨어뜨려도 다시 튀어올라 오지만 나머지 공들은 유리로 만들어져 있어서 한번 떨어 뜨리면 깨지거나 상처를 입어 원래 모습으로 돌아올 수가 없다.’
즉, 마음을 얼마나 아름답게 가다듬느냐가 삶의 중요한 일부라는 것을 생각게해주는 명언입니다. 월간지 ‘좋은 생각’에 실린 아름다운 사람들의 밝은 이야기로 항상 따뜻한 마음을 만들어 즐거운 삶을 함께 하시기를 빌겠습니다.
김낙구 Land Lease 수석부사장·미국 공인회계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