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도 안 먹는 ‘미래소년 코난’〓인터넷 사이트들은 70, 80년대 유행했던 TV만화, 만화책, 영화 등을 다운로드 하거나 살 수 있는 복고 코너를 따로 마련해 두고 있다.
코리아닷컴의 만화 채널(ani.korea.com)에서는 미래소년 코난을 완결편까지, 요술공주 밍키, 우주소년 아톰을 각각 34편과 8편까지 볼 수 있다.
영화 채널(movie.korea.com)에서도 안인숙 신성일 주연의 ‘별들의 고향’, 강수연 주연의 ‘씨받이’, 장미희 신성일 주연의 ‘겨울여자’ 등 옛날 영화를 각 1000원에 감상할 수 있다.
81년에 나온 만화단행본 ‘바람아 불어라’는 인터넷 경매사이트 이셀피아(www.esellpia.com)에서 시작가 3000원에 경매로 올라와 4만6000원에 낙찰되기도 했다. 킹스타, 용사 골디안, 반달 마스크 등 초기 만화영화 비디오테이프도 시작가보다 2배가량 높은 1만원선에 거래됐다.
인터넷서점 ‘예스24’(www.yes24.com)의 권승아 마케팅 팀장은 “옛날 만화책을 찾는 독자층은 10대부터 30대까지 다양하다”며 “출판사들이 마징가Z, 베르사유의 장미 등 과거 인기작들을 새로 복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추억의 불량식품 ‘쫀듸기’〓인터넷 포털 ‘다음’(www.daum.net)에서는 쫀듸기 쫄쫄이 아폴로 무지개ABC 꽃가마 등 20종의 ‘불량식품’ 세트(9900원)가 하루에 500여개씩 팔려 나간다. 불량식품에 대한 추억과 향수를 나누는 동호회도 40여개나 활동 중이다. ‘무지개 불량식품’ 동호회는 회원이 무려 223명.
아예 불량식품만 전문으로 파는 온라인쇼핑몰도 등장했다. ‘쫀디기닷컴’(www.zondigi.com)은 연탄불에 구워먹던 ‘쫀듸기’를 비롯 15종의 제품을 묶은 ‘쫀디기 종합세트’를 8000원에 판다.
‘SK디투디’의 주방·생활전문몰 ‘e살림’(www.esalim.com)은 달고나 뽑기세트를 1만1000원에, 붕어빵 틀을 1만6000원에 판매한다. 뽑기세트는 뽑기국자 밑판 누름판 모양틀 등으로 구성됐다. 옥션에서도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까지 뽑기 세트가 총 2만여개나 판매됐다.
빙그레의 바나나우유, 해태제과의 쌍쌍바, 해태음료의 써니텐, 동아오츠카의 오란씨 등 장수 제품도 복고 바람을 타고 다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할인점 홈플러스의 식품매입 담당자는 “써니텐 미란다 등의 작년 매출이 2000년보다 20% 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상품 광고도 향수를 자극한다. 해태제과는 쌍쌍바를 ‘갈라먹기’ 하는 모습을 담은 방송 광고를 제작했으며, 샘표식품도 간장 신제품의 광고에 60년대에 만들어진 로고송 ‘보∼고도 몰라요∼, 들어서도 몰라요∼’를 이용해 ‘간장에 밥 비벼 먹던 시절’을 떠올리게 했다.
▽아∼애닯다, 그리운 오마∼니〓눈물 콧물 짜게 하는 60년대식 신파극도 90년대 중반 이후 재공연되기 시작하면서 많은 중장년층을 ‘울리고’ 있다.
지난달 설을 맞아 성황리에 공연됐던 신파극 ‘모정의 세월’은 5일까지 서울 국립극장에서 앙코르 공연을 했다. MBC와 극단 광장이 기획한 이 공연은 불효자는 웁니다(97년), 며느리 설움(98년), 아버님전 상서(99년), 애수의 소야곡(2000년)에 이은 신파극 시리즈 5탄. 영화 ‘두 아들’이 원작이며 봄날은 간다, 이별의 부산 정거장, 불효자는 웁니다 등 친근한 대중 가요가 등장했다.
모정의 세월은 지난달 설 연휴에 악극 ‘단장의 미아리 고개’와 흥행 대결을 벌이기도 했다. 이 공연을 기획한 SBS와 극단 가교는 93년 ‘번지 없는 주막’을 시작으로 울고 넘는 박달재, 눈물 젖은 두만강 등 악극을 공연해 왔다.
▽콩알탄과 갤러그〓그 시절 놀이 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했을 장난감과 게임도 왕년의 인기를 되찾아가고 있다.
인터넷 경매사이트 ‘옥션’(www.auction.co.kr)에 지난달 초에 올라온 ‘부루마불’ 게임은 500개나 팔려나갔다. 최근에는 ‘쟝글짐 프라모델 시리즈’를 비롯해 콩알탄, 구슬, 고무줄 새총, 야광 공깃돌, 색칠공부 등 13종의 옛날 놀이기구 묶음이 경매로 올라오기도 했다.
SK텔레콤의 유무선 포털 ‘네이트’(www.nate.com)에 마련된 ‘추억의 오락실’ 코너에서는 갤러그 인베이더 문패트롤 등 9개의 게임을 다운로드 할 수 있다. 하루에 다운로드되는 건수가 3200여건. 갤러그가 하루 평균 1400회로 단연 1위다. 휴대전화 단말기로 네이트에 접속해 내려받으면 된다. 한 번 내려받을 때 정보이용료는 500∼2000원선.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