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트롬소 의대의 그레테 베켓벳교수는 야간에 음식을 먹는 성인 여성 5명과 그렇지 않는 성인 여성 5명을 대상으로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 정도를 비교 조사한 결과 야간에 음식을 먹는 사람이 정상인에 비해 평소 스트레스 호르몬이 더 많이 분비되고 있다는 사실을 최근 밝혔다.
베켓벳교수는 “야간식이 증후군이 있는 사람은 혈중에 스트레스 호르몬의 양이 많아 웬만한 스트레스에는 잘 반응하지 않으며 이러한 이유로 야간에 음식을 많이 먹는 것을 부담스러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베켓벳교수는 “이 증상은 낮엔 식욕이 없고 야간에 활발히 움직이면서 식욕이 당기게 하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
또 하루 종일 섭취하는 음식의 양 중 저녁때 먹는 양이 반 이상을 차지하거나 잠이 들었다가도 식욕을 느껴 잠이 깰 때도 야간 식이 증후군에 해당된다는 것.
이런 사람은 평소 성격이 좋아서 살이 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면서 습관으로 밤에 먹을 것을 찾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이는 스트레스에 대한 비정상적인 반응일 뿐이며 평소에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의 분비가 정상인에 비해 더 늘어나 있을 가능성이 높다.
베켓벳교수는 “스트레스로 음식을 더 찾게 되는 이유는 음식에 든 당분이 뇌신경 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을 자극해 스트레스를 해소하도록 하기 때문”이라며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자기도 모르게 음식에 손이 간다”고 말했다.
베켓벳교수는 “야간 식이 증후군은 스트레스 호르몬의 분비 이상 등으로 나타나므로 이로 인한 비만을 막기 위해서는 생물학적인 시계를 정상으로 돌리는 치료법이 우선 급선무”라고 주장했다.
가천의대 길병원 내분비내과 박혜영 교수는 “아침은 꼭 챙겨서 먹고 점심은 한창 활동을 많이 하는 시간이므로 탄수화물 섭취를 주로 하며 저녁은 가볍게 먹는 것이 좋다”며 “잠들 때 야식이 먹고 싶으면 다음 날 아침의 풍성한 식탁을 떠올리며 참거나 잠자기 30분 전에 인체 호르몬의 일종인 멜라토닌제제를 복용해도 좋다”고 충고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