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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설화
쇼의 주제는 ‘퓨전 속의 멋’. 전통 기녀복을 칵테일 드레스로 변형하는 등 동양의 색과 선을 서양적 디자인으로 풀어냈다. 치기어린 실험보다는 정갈하고 이지적이며 매니시한 옷이 주류. 원사부터 패브릭까지 직접 개발했다. 영문이름 ‘Sara Shim’의 ‘S’와 ‘R’를 자수 처리한 앵클 부츠는 주형까지 따로 만들 정도로 공들인 작품. 소재로는 울을 주로 썼고 색상은 블랙 네이비 그레이 아이보리.
●홍미화
이번이 여덟번째 참가인 홍미화는 처음으로 카키색을 들고 나왔다. 카키색에 메탈 느낌을 주는 갖가지 색깔의 실이 섞여 은근히 광택이 난다. 여성스럽고 로맨틱한 실루엣에다 이곳저곳에 프릴을 달아 ‘카키〓군복색’의 상식을 깼다. 배냇저고리를 모티브로 한 상의에 한복 치마 윗단같은 처리를 한 스커트, 허리에 고무줄을 넣은 바지 등이 한국적 냄새를 풍겼다. 그는 “가장 고급스러운 옷을 가장 캐주얼하게 입어 오트 쿠튀르에 이지메를 가하고 싶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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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춘무
곳곳에 굵은 주름(tuck)을 잡은 전위성 강한 의상을 선보였다. 뉴욕 박춘무 숍에서 미국인들이 소매가 시작되는 부분(암홀)이 꽉 낀다며 불편해 하는 것을 보고 주름을 잡았던 것. 암홀에서 시작된 턱은 소매며 바지통, 셔츠 자락, 허리라인 등에 시도돼 좌우 비대칭의 실루엣을 만들어 낸다. 박춘무 특유의 블랙에 열정적인 레드와 그레이, 아이보리 색상을 썼다.
●이정우
로맨틱하고 우아한 의상이 주조. 색조는 석조건물과 안개낀 날이 많은 파리의 잿빛을 담은 회색을 다양하게 변형해 썼다. 건축물의 철근 골조를 닮은 주름에 부드러운 레이스를 매치시키는 등 상반된 요소의 조합을 통해 상식의 허를 찌른 것이 특징. 저고리 모양의 모피 볼레로, 누비옷, 토시를 통해 한국 디자이너로서의 정체성을 드러냈다.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의 딸’이라는 후광을 벗고 세번째 도전한 프레타포르테 무대.
파리〓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