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신대 강인철 교수(종교 문화학·사진)는 최근 발간된 계간 학술지 ‘비평’ 봄호에 실린 논문 ‘종교와 자본주의’를 통해 종교의 자본주의에 대한 이데올로기적 ‘동조’와 종교의 자본주의적 ‘변형’이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논문에서 “자본주의하에서는 국가 강제력에 의해 징수된 중세의 종교세 등이 없어져 종교와 경제가 분리된 것 같지만 이는 관계방식의 변화”라며 “자본주의적 변형을 거친 종교의 상품화와 산업화가 심각하다”고 꼬집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종교의 상품화는 이른바 ‘종교적 구원재’가 자본주의의 다른 상품처럼 돈으로 교환할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는 데 있다. 여기에서 종교적 구원재는 질병의 치유와 육체적 건강, 출산과 정신적 안정, 취업과 승진, 진학과 사업의 번창 등 기복적인 것에서부터 내세의 행복과 초능력 획득 등 우주적이면서 내세적인 것을 모두 포함한다.
강 교수는 종교를 ‘영혼 주식회사’에 비유하면서 △종교 산업의 지나치게 높은 수익성 △재정 사유화 경향과 불투명성 △성직자의 ‘CEO화’ 등을 그 폐해로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종교 조직이나 성직자에게 주어지는 면세 혜택의 근거는 비영리성, 공익성, 성직자의 청빈성이지만 이런 요건들이 붕괴되고 있다”며 “최근 거세게 일어나는 종교 내부의 개혁운동은 바로 이런 혼란에 대처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갑식 기자 gs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