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요금 인상, 시내버스 파업차단 포석

정부가 발표한 교통요금 인상 방안은 경영난에 빠진 버스업계와 철도청, 도로공사를 도와주면서 28일로 예고된 전국 주요도시의 시내버스 파업을 해결하기 위한 다목적용 카드로 풀이된다.

이번 요금 인상률은 지방자치단체장이 결정하는 시내버스 요금의 가이드라인이 되기 때문에 서둘러 요금을 올려 시내버스 노조가 파업에 들어갈 명분을 없애겠다는 것.

▽경영난 어느 정도인가〓버스업계는 98년 이후 보유버스 1300여대를 처분하고 4600여명을 감원했다. 그러나 인건비 상승과 승객 감소로 지난해말 누적 적자액은 7020억원에 달한다.

철도청도 97년부터 매년 7∼10%씩 운임을 올려 경영정상화를 꾀한다는 계획을 수립했으나 연평균 인상률이 4.1%에 그쳤다. 97년 이후 누적 적자액만 6100억원.

고속도로통행료는 최근 3년간 요금이 한 번도 오르지 않았다. 도로공사의 부채는 13조1839억원에 이른다.

▽요금 인상이 능사인가〓버스업계나 철도청의 경영난이 낮은 요금만으로 초래된 것은 아니다. 정부가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수천억원의 재무개선 자금을 지원해왔기 때문. 이 자금이 적자를 완전히 보전해주지는 못하지만 요금 인상을 요구할 정도는 아니라는 것.

특히 철도 민영화나 버스업체 통폐합 등 경영 합리화 방안을 받아들이지 않는 철도청과 버스업계에 ‘요금 인상’이라는 선물을 준 것은 ‘모럴 해저드’라는 시각도 있다.

▽다른 요금도 오른다〓시내버스 요금도 8% 안팎의 비율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 요금 인상이 28일로 예고된 시내버스 파업을 염두에 두고 가이드라인 제시 차원에서 나왔기 때문.

수도권 국철 요금도 인상을 앞두고 있다. 서울지하철 요금 인상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이번에는 빠졌지만 하반기 중 조정이 있을 것이라는 게 건교부 측 설명이다. ▽미리 산 승차권은 유효〓단계적으로 교통 요금이 오르더라도 이미 구입한 시외, 고속버스, 철도 승차권은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추가 요금 징수에 따른 혼잡과 업무 증가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송진흡기자 jinhup@donga.com

고속버스와 철도 요금 얼마나 오르나 (단위:억원)
구간	구분	고속버스		철도		항공기
		일반	우등	무궁화	새마을
서울∼부산	현행	17,100	25,400	21,000	30,600	61,400
	인상	18,400	27,400	22,900	33,600
서울∼대전	현행	6,500	9,500	7,900	11,500	-
	인상	7,000	10,200	8,600	12,600
서울∼대구	현행	12,100	17,900	15,500	22,500	51,400
	인상	13,100	19,300	16,900	24,800
서울∼광주	현행	13,000	19,300	17,100	24,800	52,400
	인상	14,000	20,800	18,500	27,300
서울∼목포	현행	15,300	22,800	19,700	28,600	59,400
	인상	16,500	24,600	21,400	31,400
서울∼장항	현행	12,800	-	11,400	16,500	-
	인상	13,800	-	12,400	18,200
서울∼여수	현행	17,400	25,900	21,000	30,600	65,900
	인상	18,800	28,000	22,900	33,600
서울∼천안	현행	3,600	5,200	4,700	7,600	-
	인상	3,800	5,600	5,100	8,300

철도는 주말(금요일 오후 6시 이후~일요일) 요금 기준. 월요일과 금요일 오후 6시 전에는 5% 할인. 화~목요일은 15%할인.
자료:건설교통부

시외버스 요금
구간	현행	인상
서울∼춘천	6,000	6,400
서울∼태백	15,400	16,600
서울∼원주	5,100	5,500
서울∼대천	11,200	12,000
서울∼강릉	10,000	10,800
서울∼공주	5,600	6,000

고속도로 통행료
구간	차종	현행	인상	인상률(%)
서울∼대전	승용차	6,300	6,800	7.9
	버스	6,700	7,200	7.5
서울∼광주	승용차	11,800	12,900	9.3
	버스	12,700	13,800	8.7
서울∼부산	승용차	15,500	16,800	8.4
	버스	16,600	18,100	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