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이라면 한국인들도 빠지지 않는다. 주한 프랑스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국민 1인당 화장품 소비량이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위다. 화장에 열을 내기는 한국 기업도 마찬가지다. 최근 13개 기업이 회계장부 상 ‘분식(粉飾)’ 결산을 한 혐의로 금융감독 당국으로부터 무더기 제재를 받았다. 정도는 다르지만 화장 안 하는 기업이 없다는 게 회계사들의 전언이다. 신용 대출, 세금 문제, 주가 결정이 걸려있는데 맨 얼굴로 당당히 나설 수 있는 용기있는 기업이 몇이나 되겠느냐는 말이다.
로마인들은 납분으로 인한 중금속 중독증세로 처음엔 낯빛이 변하더니 결국 전신 쇠약에 걸려 제국의 패망을 막아내지 못했다. 엔론이니 대우니 한보니 분칠이 심했던 기업들의 말로도 다르지 않았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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