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물정 몰라 살림하면서 돈씀씀이가 헤픈 건 그나마 이해가 갑니다. 하지만 무슨 명품이니 어쩌니 해가면서 100만원이 넘는 핸드백을 산다, 구두를 산다 하는 건 제 상식으로 도저히 납득이 안 갑니다. 가진 거라곤 겨우 아파트 한 채에, 연봉 몇천만원이 고작인 남편을 둔 여자가 말입니다. 게다가 하루가 멀다하고 아직도 날 사랑하느냐, 여전히 내가 예쁘냐 하고 나올 땐 정말 짜증이 납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어쩌다 대답이 신통치 않으면 바로 삐쳐서 히스테리가 대단하다는 거였다. “어떻게 아직도 그토록 어린애 같은지 모르겠습니다. 어떤 땐 정말 돌겠다고요!”
그의 말대로 어린아이 같은 미성숙한 상태로 감정이나 생각이 정지된 사람들이 더러 있다. 조금만 배가 고파도 울고 투정부리는 게 아이들이다. 부모가 자기 원하는 대로 해 주지 않으면 바로 상처를 입고 삐친다.
뭐든 뜻대로 돼야 조용한 법이다. 그러나 대개는 성장해 가면서 하나의 인격체로서 독립을 이루고 성숙한 삶을 향해 앞으로 나아가게 마련이다. 그것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은 사람은 주변 사람들을 몹시 피곤하게 만들 수밖에 없다. 만약 배우자가 그렇다면 정말 “돌겠다!”는 하소연이 저절로 나올 만하다.
인내심을 가지고 나아지기를 기다리느냐, 아니면 매순간 폭발하며 돌기 직전까지 갈 것이냐는 결국 자신이 선택할 수밖에 없다. 물론 저절로 나아지길 기다리기는 어렵다. 무한한 끈기와 대화와 때로는 전문적인 치료까지도 필요하다.
낸시 레이건이 그랬다던가. “부부란 결코 평등한 관계가 아니다. 원만한 결혼생활을 위해선 어느 한쪽이 더 많이 줄 수밖에 없다”고. 문제는 많이 주는 쪽이 내가 아니고 언제나 상대방이길 바라는 데 있지 않나 싶다. 수많은 커플들 역시 그 범주에서 벗어나지 못해 서로를 더 힘들게 하는 것일테고. 앞서 예를 든 아내는 일방적인 정도가 더 심해서 문제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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