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w to]확실한 '자기 전달'…좋은 커뮤니케이터가 되려면

  • 입력 2002년 3월 21일 15시 18분


TV에서는 연일 대통령 후보로 나서겠다는 여당쪽 사람들을 하나씩 불러내고 있다. 그 목적이 과연 TV 정치 시대에 걸맞은 ‘검증작업’인지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이 장면을 본 사람들은 한마디씩 하는 경우가 있다.

“○○는 부드러운 얘기도 권위적으로 하는군.”

“△△는 외모나 말투가 DJ하고 너무 똑같아. 저 사람도 목포상고 출신이야?”

꼭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기업체의 중역이나 정부의 고위 관료가 되면 TV를 통해 정책을 설명하거나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거나 연설할 기회가 많아진다. 능력보다 포장을 잘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입을 열수록, 말을 할수록 점수를 잃는 사람도 있다.

어떻게 하면 최고의 커뮤니케이터가 될 수 있을까. 서강대 언론대학원 PI(President Identity) 최고위과정을 위탁 운영하고 있는 이정숙 ㈜SMG 대표이사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1)말하는 모습을 비디오로 찍어 본다〓자신이 말하는 스타일이 어떤지 객관화시켜 점검할 필요가 있다. 중견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나 정부의 고위 관료들은 자수성가한 사람들이 많아 자기만 고생했고 자기만 옳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부하 직원들은 모두 게으르고 시원찮다는 것이다. 일방적이고 독선적인 스타일이 아닌지 비디오를 통해 점검한다.

(2)스피치는 5분 안에 끝내고 이슈가 세가지를 넘지 않도록 한다〓인사말은 1분30초, 조회는 3분을 넘지 않도록 한다. 연설이든 발표든 5분을 넘으면 효과를 잃는다. 모 외국계 컨설팅 기업에는 ‘엘리베이터에서의 승부’라는 가르침이 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1층에서 출발, 30층까지 가는 동안 자기 고객으로 만들지 못하면 실패라는 것이다. 30층까지는 1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그 짧은 시간에 핵심적인 메시지를 전달해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 한번에 세가지 이상의 이슈를 다루면 주목받기 어렵다.

(3)추상적으로 말하지 말라〓‘국가 경제를 부흥시키자’라고 하기보다는 ‘택시를 타는 대신 걸어다니자’고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말하는 것이 귀에도 쏙쏙 들어오고 오해가 생기지 않는다.

(4)보디 랭귀지가 더 중요하다〓말의 설득력을 결정짓는 요소는 목소리가 38%, 표정 35%, 자세와 제스처 20%, 나머지 7%가 말 그 자체다. 93%가 말의 내용보다는 보디 랭귀지로 결정되는 셈이다. 프랑스 출신의 연예인 이다 도시는 한국말은 어눌하지만 눈을 포함해 온 몸으로 열변을 토하기 때문에 설득력을 갖는다. 아무리 말이 훌륭해도 입안으로 웅얼거리거나 ‘관광도시’를 ‘강간도시’로 발음해서는 설득력을 가질 수 없다.

(5)TV 인터뷰에서는 시간에 맞게 말을 하라〓지정된 시간을 초과해 말할 경우 편집 과정에서 방송국의 의도대로 말이 잘려 왜곡 전달될 수 있다. 옷은 감색에 넥타이의 무늬가 큰 것이 좋다. TV 카메라는 외모의 약점을 극대화시키는 특징이 있으므로 분장에도 신경 쓴다.

(6)오프 더 레코드에 속지 말라〓신문이나 잡지 기자와 인터뷰할 때는 보도 자료를 준비해 의도가 분명히 전달되도록 한다. 함정 질문에 넘어가지 않도록 하고 아픈 부분을 찌르면 유머로 넘어가는 것도 방법이다. ‘특종’이라면 영혼이라도 팔겠다는 기자들이 더러 있다. 비보도 조건인 ‘off the record’는 믿지 않는 것이 좋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