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유리 동물원'…가난앞에 무너지는 가족

  • 입력 2002년 3월 26일 18시 14분


“나도 마술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 답답한 이 집구석에서 소리없이 사라지는 거!”

연극 ‘유리동물원’에서 구두공장 말단 직원인 톰(장두이)은 무너져내리는 가족을 바라보며 이렇게 말한다.

이 작품은 1945년 미국 뉴욕에서 초연돼 퓰리처상과 뉴욕 비평가상을 수상한 테네시 윌리엄스의 명작. 경제불황을 겪던 1920년대 미국의 가난한 가정이 겪는 희망과 좌절을 통해 물질만능주의와 배금주의에 가득한 현대의 모습을 생각하게 한다.

시를 쓰며 선원생활을 꿈꾸는 톰, 내성적인 성격에 쉽게 상처받는 절름발이 노처녀 로라, 화려했던 시절을 잊지 못하고 자식들에게 무모한 희망을 거는 어머니 아만다가 세인트루이스의 허름한 집에서 가난을 벗어나지 못한 채 결국 좌절한다는 줄거리.

연출자 임수택씨는 “현대사회의 물질만능주의 경향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쉽게 깨지고 마는 인간의 모습을 수채화처럼 그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대경전문대 연극영화과 장두이 교수를 비롯해 조한희 김희령 이주석이 출연한다. 31일까지. 서울 알과핵 소극장. 수목 오후 7시반 금 오후 4시반 7시반 주말 오후 3시 6시, 8000∼1만2000원. 02-745-8833

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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