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니커즈와 함께 하는 캐포츠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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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주얼과 스포츠를 합성한 신조어 ‘캐포츠 룩’이 디자이너들의 손끝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창조됐다. ‘미스 지 컬렉션’의 디자이너 지춘희씨는 분홍색, 민트색 등 파스텔톤의 벨벳 소재를 바랜 느낌이 들도록 가공한 스니커즈를 직접 디자인해 화제가 됐다. 패딩을 넣은 트레이닝복도 선보였다. 지씨는 “진 소재에 붙였다 떼었다 할 수 있는 밍크 장식을 덧대는 방법을 사용하는 등 캐주얼하면서도 품위있는 의상을 연출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디자이너 한송씨는 아예 쇼의 주제 자체를 축구로 정했다. 모델이 들고나는 출입구를 미니 골대처럼 꾸며 쇼를 지켜보는 관객들이 마치 축구 경기를 보러 온 것 같은 착각이 들게 했다. 축구공의 검은색, 흰색 육각형 무늬를 모티브로 한 의상도 대거 선보였다. 옷감으로 작은 육각형 무늬 100여개를 오려 이브닝드레스 위에 모자이크처럼 붙인 아방가르드한 디자인도 관객의 눈길을 끌었다.
한씨의 의상에서도 운동화가 약방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모델들은 모두 무릎까지 오는 축구용 양말과 운동화를 신고 등장했다.
◇ 럭서리 로맨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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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시즌에는 경기가 좋아진다고들 하잖아요. 또 소비문화 자체가 경기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 시대가 온 것 같기도 하고요.”
서울컬렉션에 참가한 많은 디자이너들은 캐시미어, 레이스, 벨벳, 실크, 밍크 등 ‘고급스럽다’는 느낌이 드는 소재를 아낌없이 사용하는 모험을 감행했다. ‘2002, 2003 가을 겨울’ 서울컬렉션에서 제안된 또 하나의 화두는 로맨티시즘. 봄, 여름에 이어 가을, 겨울에까지 이어지고 있다.
‘1920년대의 왈가닥 아가씨’라는 구어적 의미가 담긴 ‘플레퍼(flapper) 룩’을 선보인 디자이너 강희숙씨는 의상 전반에 걸쳐 따뜻하고 여성적인 로맨티시즘을 충실히 구현해냈다. 분홍색 바지 정장에 큼직한 꽃무늬가 아로새겨진 옷 등이 선보였다. 강희숙씨의 브랜드인 ‘강희숙 부티크’의 주 고객층은 30대 이상의 중년. ‘중년의 소녀무드 지향’이 노골적으로 드러난 컨셉트라고 할 수 있다.역시 중년 여성이 주 고객인 ‘부르다 문’의 디자이너 문영자씨도 ‘사치와 낭만(Luxury & Romantic)’이라는 주제를 내걸고 호화스럽고 장식적인 디테일을 강조하는 디자인을 제안해 시선을 끌었다.
한편 이번 서울컬렉션에는 처음으로 해외 유명 컬렉션처럼 바이어, 패션 관계자, 기자를 제외한 일반인의 입장이 허용되지 않았다. 만 참관할 수 있게 했다. 주최측은 “단순히 트렌드를 제시하는 패션쇼를 지양하고 국내외 바이어들에게 무게를 두어 실제적인 비즈니스의 장으로 만들겠다”고 그 취지를 밝혔다. 그래도 쇼 현장을 들여다볼 방법은 있다.대신 삼성디자인넷(www.samsungdesign.net)의 동영상을 통해 쇼장면을 들여다 볼수 있다.자료를 참고하면 된다.
김현진기자 br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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