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건조한 봄철 불청객 '알레르기 비염'

  • 입력 2002년 3월 28일 17시 47분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 봄은 숨을 쉬는 호흡기에는 반갑지 않은 계절이다. 야외활동이 많아지는 봄철에는 기온이 오르면서 공기가 건조해져서 호흡기 점막에 염증이 쉽게 발생하고, 꽃가루로 인한 알레르기가 발생하여 이비인후과를 찾는 환자도 많아진다.

또한 중국에서 날아오는 황사는 코의 점막에 쌓여 호흡기 점막의 염증을 악화시킨다. 점막은 날씨가 건조하면 그 기능이 나빠지며 건조한 날씨는 축농증, 알레르기비염, 중이염, 후두염의 증상을 악화시킨다.

프로야구선수 L씨는 봄이 괴롭다. 4월은 야구가 시작되는 계절이지만 이때 코가 막히고 재채기가 나와 입으로 숨을 쉬게 되어 숨이 차고 몸의 컨디션이 나빠지기 때문이다. L씨가 앓고 있는 병은 알레르기 비염이다.

알레르기비염은 반복적인 재채기와 콧물, 그리고 코막힘을 주요 증상으로 하는 비점막이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병이다. 알레르기비염은 일정한 계절이 되어 재채기가 반복되면서 맑은 콧물과 코막힘이 있는 계절성 알레르기비염과 집먼지 진드기 등에 의해 일년 내내 반복적으로 증상이 나타나는 통년성 알레르기비염으로 구분된다.

최근 환경오염, 공해의 증가 등에 의해 알레르기비염이 증가하고 있고 남녀 10% 정도 이 병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족 중에 알레르기비염이 있는 경우 다른 가족이 알레르기 비염이 있을 확률은 50% 정도 되며 부모가 모두 알레르기성 비염이 있는 경우는 아이가 알레르기비염이 있을 확률 약 75%로 매우 높다. 성인보다 소아에게 많으며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이전에 발현하여 초등학교 입학 후 나이가 들어가면서 그 빈도가 감소한다.

▼원인

분진, 황산화물, 질소산화물, 오존, 일산화탄소 등의 실외오염이나 담배연기, 건축 자재 등의 실내오염도 원인이 된다. 집먼지 진드기는 가장 흔한 원인으로서 사람의 피부에서 떨어지는 비듬을 먹고 살며 이부자리, 침대매트, 양탄자, 봉제인형 등에 서식한다. 특히 집먼지 진드기 자체보다는 집먼지 진드기 배설물이 더 문제가 된다.

계절성 알레르기비염은 봄철과 가을철에 날리는 꽃가루가 대부분 주요 원인이 된다.

초음파 가습기에서도 매일 세척을 하지 않는 경우 곰팡이가 검출되고 있으며 이러한 곰팡이도 원인이 될 수 있다. 애완동물의 털, 비듬, 타액, 소변, 대변 등도 알레르기비염의 원인물질이다.

▼증상

갑자기 재채기가 나오면서 콧물이 계속 나오고, 코가 막혀 답답해지는 세가지 증상을 주증상으로 하며 이런 증상 외에도 코, 눈, 목안이 가렵고, 머리가 아프고, 목뒤로 무엇이 넘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가지는 등의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증상이 가벼운 경우에는 감기증상과 비슷하기 때문에 잦은 감기증상을 호소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겨울에 가장 심하며 봄과 가을 등 환절기에 증상이 악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하루 중에는 저녁, 밤에 잘 때, 그리고 아침에 일어날 때 주로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온도가 떨어지는 시간 또는 이불 등에 존재하는 먼지가 발생하는 시간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치료

치료방법으로는 회피요법, 약물요법, 면역요법, 수술적 치료가 있다.

회피요법이란 가장 기본적인 치료법으로 원인이 될 가능성이 있는 모든 동물을 집안 또는 이웃에 두지 말고 집안을 자주 청소하고 원인 물질을 많이 포함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는 소파, 카펫, 커튼 등은 모두 제거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가장 흔한 집먼지 진드기는 집안에 워낙 흔히 있고 집먼지 진드기를 없애도 이들의 분비물을 제거하기 어려워 회피요법에 한계가 있다.

약물요법은 이비인후과에서 치료를 받는 방법으로 코 안에 약물을 투여하여 비점막을 수축함으로써 증상의 개선을 시도하는 방법이다. 항알레르기 약제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투여해야만 최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 이미 증상이 나타난 경우에는 효과가 없다. 알레르기비염의 일차 치료제로서 국소 스테로이드 분무제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현재까지는 가장 간편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인정되고 있다.

면역요법은 고식적인 치료방법으로 조절이 불가능한 천식과 더불어 알레르기비염에서도 사용되는데 적어도 2년 이상 꾸준히 통원하며 주사를 맞을 수 있는 환자에게 가능하다. 그러나 면역요법을 마쳐도 약 20%의 환자에서 효과가 없어 큰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있다

수술요법은 하비갑개 점막을 레이저나 고주파수술기로 소작하여 코막힘을 해결하고 비점막의 과민성을 없애는 수술로 의외로 많은 환자가 큰 도움을 받는다.

프로야구선수 L씨도 여러 가지 약물치료에도 큰 효과를 보지 못하여 하비갑개를 고주파수술기로 소작하는 수술을 받았으며 수술로 만족할 만한 효과를 보여 편하게 일상생활과 운동을 하고 있다.

임현호(두리이비인후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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