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교황 물러나면 누가 뒤이을까…건강 악화로 관심 증폭

  • 입력 2002년 3월 29일 15시 41분


교황 요한 바오로 2세(81)가 28일 재위 23년 만에 처음으로 건강상의 이유로 가톨릭교회의 가장 성스러운 의식 중 하나인 부활절 미사의 세족례(洗足禮)를 집전하지 못하자 교황의 상태와 후임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고 DPA통신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파킨슨병과 오른쪽 무릎 관절염을 앓고 있는 교황은 이날 복음을 전달하기 위해서 잠시 일어섰을 뿐 미사 중 줄곧 앉아 있었다.

교황은 얼마 전에도 성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종려주일 미사를 집전하지 못하고 카밀로 루이니 추기경으로 하여금 대신토록 했다.

그러나 교황의 사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 스스로 물러난 마지막 교황이 1294년의 셀레스타인 5세일 정도로 사퇴한 예가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부 교계 인사들은 교황이 일선에서 물러나 휴식을 취할 때가 됐다고 말하고 있다.

바티칸 관계자들은 차기 교황 후보들에 대한 언급을 꺼리고 있으나 교세 약화와 동서 교회의 불화 등 난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에 개혁적 성향인 벨기에의 고드프리드 다넬스 추기경에 호감을 갖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비(非) 유럽출신으로는 콜롬비아의 다리오 카스트리욘 오요스 추기경이 강력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교황청 성직자회의를 이끌고 있는 70대 초반의 카스트리욘 추기경은 마약·범죄집단의 두목을 직접 찾아가 죄를 고백하라고 요구할 만큼 용기와 신념이 강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밖에 중남미 최대의 가톨릭 국가인 브라질 출신의 클라우디오 후메스 추기경도 거론되고 있다.

김정안기자 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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