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포석정 동남쪽 포석정 모형전시관 건립부지를 발굴한 바 있는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최근 발간한 발굴보고서에서 “토기 등의 출토 유물을 분석한 결과 유물은 6세기 후반∼7세기 초반 것으로 확인됐고 포석정 건물은 이보다 약간 늦은 7세기 중반에 건립됐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포석정은 그동안 정확한 조성 연대가 밝혀지지 않은 채 통일신라 말기에 만들어졌을 것으로만 추정돼 왔다. 발굴 결과 이곳에서는 성격 미상의 석조유구(石造遺構)와 함께 건물터 1곳 및 기와무지가 확인됐다. 통일신라 말∼고려 초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기와들 가운데 ‘砲石(포석)’이라는 글자가 뚜렷한 6점이 확인됐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鮑石’이라는 글자 대신 ‘砲石’을 사용한 것은 복잡한 글자를 단순히 음이 같은 글자로 썼기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고서는 또 포석정이 신라인들에게 성산(聖山)으로 인식된 남산 서쪽 기슭에 자리하고 있으며 그 주변으로 시조 박혁거세가 태어났다는 나정(蘿井)과 오릉(五陵), 지마왕릉(祗摩王陵) 등 성소(聖所)가 집중 포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당과 같은 또 다른 성소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