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보다 빵이 근시 만든다

  • 입력 2002년 4월 4일 09시 55분


책을 너무 가까이에서 보는 아이들보다 빵을 너무 많이 먹는 아이들에게 근시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 콜로라도대학 진화생물학 교수 러렌 코데인 박사와 호주 시드니대학 영양학 교수 제니 브랜드 밀러 박사는 영국의 과학전문지 뉴 사이언티스트 최신호에 발표한 연구보고서에서 빵, 시리얼 같은 정제된 전분이 많이 함유된 식품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근시 위험이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코데인, 밀러 박사는 정제된 녹말은 소화가 빨리 되며 이에 대한 반응으로 췌장의 인슐린 분비량이 높아지면 아동기에 안구의 성장을 조절하는 단백질-3이라고 불리는 중요한 성장인자가 줄어든다고 말했다.

단백질-3가 감소하면 안구가 비정상적으로 길어지면서 근시가 나타나게 된다고 이들은 지적했다.

코데인 박사는 지난 200년 사이에 특히 선진국에서 근시 환자가 급격하게 증가한 것은 바로 정제된 전분 함유량이 많은 빵을 먹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고 유럽태생 사람들의 30%가 근시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코데인 박사는 일부 과학자들은 근시 발생률이 높아진 이유가 아이들이 학교에서 책을 너무 가까이에서 보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서구식 교육이 실시되면서도 서구식 식사를 하지 않는 나라들은 근시 발생률이 낮은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바누타우 군도는 아이들에게 하루 8시간의 의무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근시 발생률은 2%에 불과하며 그 이유는 주민들이 흰색 빵과 시리얼 보다는 생선, 참마, 코코넛을 주로 먹기 때문이라고 코데인 박사는 지적했다.

<파리=박제균특파원>ph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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