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동안 열리는 축제를 위해 한화가 준비한 화분은 6000여개. 호박 수박 딸기 양배추 등 다양한 씨앗이 심어져 있다. 한화 관계자는 “호박 양배추보다는 수박 딸기 등이 더 인기가 있다. 종자를 가리지 않고 나누어드리지만 과일 화분으로 바꾸어달라는 관객이 많다”고 말했다.
한 관객은 “모처럼 찾은 콘서트홀에서 멋진 화음을 즐긴 것도 좋았지만, 딸기를 키우면서 상상도 못했던 ‘자연의 화음’을 만끽하게 될 것으로 생각하니 더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관객에게 주는 보너스는 하나 더 있다. 공연 프로그램을 구입하면 ‘결식아동 돕기’에 자동적으로 동참하게 되는 것. 한화가 예술의 전당이 제작한 프로그램을 일괄 구매해 관객에게 판매한다. 수익금은 결식아동돕기 기금으로 쓴다. 한화 관계자는 “결식아동 돕기 성금을 한몫에 낼 수도 있지만, 관객에게도 이웃 돕는 보람을 느끼게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한화가 예술의 전당 교향악축제를 협찬하는 것은 올해가 3년째. IMF이후 코리안심포니 서울심포니 등 민간교향악단들이 대기업으로부터 받아오던 ‘메세나’ 형태의 문화지원이 중단됐고 국내 교향악운동도 일대 위기를 맞는 듯했다. 언뜻 유행을 비켜간 듯한 한 민간기업의 ‘문화지킴이’ 운동이 봄꽃처럼 더욱 신선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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