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가톨릭주교단 171년만에 완전 토착화

  • 입력 2002년 4월 12일 18시 01분


주교단의 정기총회 모습
주교단의 정기총회 모습
한국 가톨릭의 마지막 외국인 교구장인 나길모 인천교구장(76)의 은퇴로 한국 가톨릭 주교단의 완전 토착화 시대가 열렸다. 이는 1831년 서울대교구의 전신인 당시 ‘서울대목구’가 설립된 뒤 171년만에 처음있는 일이다.

인천 교구는 25일 오후 2시 인천시 중구 답동 성바오로 주교좌 성당에서 2대 교구장으로 임명된 최기산 주교(54)의 착좌식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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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교구장으로는 두봉(73·레나도) 주교가 초대 안동교구장을 지내다 90년 교구장을 사임했다. 이로써 군종 교구를 포함한 17개 교구는 모두 한국인 주교가 교구장을 맡게 됐다.

서울대교구 홍보실장인 정웅모 신부는 “한국인 주교가 모든 교구의 책임을 맡게 된 것은 한국 교회의 성장과 함께 토착화가 이뤄졌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7월 출간된 ‘한국천주교 주소록’에 따르면 외국인 교구장은 1831년이후 ‘파리외방전교회’ ‘메리회’ 등 외국 선교회 출신 주교를 중심으로 20여명이 탄생했다. 서울 대교구의 경우 초대 소 바르톨로메오 주교이후 9명의 외국인 교구장이 임명됐다. 한국인 교구장이 탄생한 것은 1940년 10대 노기남 대주교가 처음이다.

같은 책의 ‘한국 천주교회 교세 개황’에서는 교구장 뿐 아니라 전체 신부의 수에서도 외국인의 비중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 신부는 지난해말 기준으로 전체 신부 가운데 6.5%인 200명. 60년에는 한국인 신부가 243명 외국인 신부가 198명이었고, 교구장은 외국인이 4명으로 한국인(3명)보다 많았다.

‘한국교회사연구소’ 최기영 실장은 “60년대까지 외국인 교구장과 신부들이 선교에서 큰 역할을 했지만 70년대들어 비중이 점차 들었다”면서 “외국인 선교사에게 많은 ‘빚’을 졌던 한국 교회가 그동안 받았던 것을 나누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갑식 기자 gs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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