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 전용관 전성시대…완성도 높이고 제작비 절감 효과

  • 입력 2002년 4월 14일 17시 17분


최근 관객 100만을 돌파한 '난타'는 '전용관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최근 관객 100만을 돌파한 '난타'는
'전용관의 성공사례'로 꼽힌다
‘전용관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최근 뮤지컬 창극 전용관 등이 속속 문을 열면서 ‘고개숙인 공연계’에 활력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전용관은주방기구를 이용한 비언어극 ‘난타’ 전용관인 서울 정동의 난타극장, 뮤지컬 ‘지하철 1호선’을 장기공연 중인 대학로의 학전그린소극장, 비언어극 ‘쇼 태권’을 장기공연 중인 정동A&C극장, 창극 전문인 인사동의 예술극장이 있고 비언어극 ‘델라구아다’ 전용관인 세종문화회관 특설무대가 5월에 완공된다. 800석 규모인 ‘델라구아다’ 전용관을 제외한 나머지 공연장은 객석 규모가 100∼300석 내외다.

또 몇몇 대형 기획사에서 1∼2년내로 회전무대 등을 갖춘 500∼1200석 규모의 전용관 건립을 추진 중이다. ‘레미제라블’ ‘라이언 킹’ 등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수년간 장기공연되고 있는 뮤지컬의 흐름을 국내에서도 수용하고 있는 셈이다.

뮤지컬 ‘명성황후’의 기획사인 에이콤은 성남시와 손잡고 경기 분당에 부지를 마련해 놓은 상태. 컨설팅 작업을 거쳐 내년 전용관 건축 공사를 시작할 계획이다.

5월에 완공되는 서울 세종문화회관 특설무대인 800석 규모의 '델 라 구아다' 전용관 내부 모습

‘키스 미 케이트’ ‘틱틱붐’ 등 인기 뮤지컬을 제작한 신시뮤지컬컴퍼니도 경기도의 한 도시와 1200석 규모의 뮤지컬 전용관을 만들기로 합의했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을 기획한 코리아 픽쳐스와 제미로도 서울 ‘정동 스타식스’ ‘시네하우스’ 등에 전문공연장을 만들 것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전용관 붐’이 일고 있는 이유는 장기공연을 통해 관객들에게 공연을 알리기가 쉽고 안정적인 수입을 확보할 수 있다는 데 있다. 공연 관계자들이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고 상품화할 수 있는 기초가 전용관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1990년대 장기공연을 통해 관객 20만명을 넘은 히트 연극은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불좀 꺼주세요’ 등이 있다. 최근에는 ‘난타’(100만명)를 비롯 ‘명성황후’(50만명), ‘지하철 1호선’(28만명), ‘오페라의 유령’(15만명) 등이 장기공연 중이다.

하지만 대부분 소극장인데다 대관 공연이어서 수익 내기가 어려운게 현실. 통상 하루 대관료가 대극장은 100만원, 소극장이 35만∼50만원 수준(분장실 현수막 등 부대사용료 제외)으로 10일 공연에 총 1000만∼1500만원 이상의 제작비가 들어 수지타산이 맞지 않기 때문이다.

공연기획 ‘모아’의 오현실 실장은 “공들여 준비한 공연을 10∼20일만에 끝낸 뒤 세트 조명 등을 철거하고 다시 다른 극장으로 옮기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전용관이 정착되면 제작 및 유지비 절감은 물론 작품 재투자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외국인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6개월이상 장기공연할 공연장이 있어야 한다. 최근 100만 관객을 동원한 ‘난타’의 경우 2000년 정동 난타극장 개관이후 지금까지 20여만명이 넘는 외국인 관객이 관람했다. ‘난타’ 공연 기획자인 송승환 대표는 “작품을 수시로 수정할 수 있고 기술 노하우 축적이 가능한 게 장점”이라며 “서울 강남 학동의 ‘난타’ 제2 전용관 오픈도 ‘난타’와 후속작 ‘UFO’의 안정적인 홍보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황태훈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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