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 관계자는 “에름레르가 서울시향 제617회 정기연주회 하루 전날인 11일 교향악단 리허설 도중 컨디션의 이상을 호소해 곧바로 입원했다”며 “최근 ‘감기가 오래 간다’고 말해왔지만 특별한 이상은 없었으며 입원 후에야 신부전증이 있음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12일 열린 서울시향 정기 연주회는 수원시향 상임지휘자인 박은성이 지휘봉을 넘겨받아 지휘했다.
러시아 상트 페테르부르크 출신인 에름레르는 레닌그라드 음악원에서 지휘와 피아노를 배웠으며 영국 로열오페라 오케스트라 수석 객원지휘자 등을 거쳐 1996∼97년 모스크바 필하모닉오케스트라 예술감독 겸 상임지휘자를 지냈다. 98년 볼쇼이극장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겸 예술감독으로 취임했고 2000년 5월 서울시향 상임지휘자에 부임한 뒤 20여회의 정기연주회를 비롯한 여러 무대를 지휘해왔다.
서울시향은 에름레르의 임기 만료(2003년 5월)에 대비, 올해초 곽승 음악고문을 영입해 ‘차기’체제를 준비해왔다. 에름레르의 시신은 20일 상트 페테르부르크로 운구될 예정이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