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첫 음반 ‘순(Soon)’으로 데뷔한 싱어송라이터 박강수가 그 주인공. 수년간 경기 하남 미사리 라이브 카페 등 ‘언더 포크’계에서 활동해온 그는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 12곡을 담은 포크 음반을 발표해 잔잔한 반응을 얻고 있다.
타이틀곡 ‘부족한 사랑’은 청아한 음색과 애틋한 가사로 잔잔한 감동을 전하는 포크 발라드. 특히 정확한 발음과 절제된 악기 구성으로 보컬의 맛을 한껏 선보이고 있다. 이런 덕분에 그의 노래는 전자음이 범람하고 있는 가요계에서 사이다같은 소리를 들려주기도 한다.
그러나 ‘부족한 사랑’만으로 그의 첫음반이 가진 매력을 설명하기엔 부족하다. 도회적 우울과 진실의 강렬함을 지닌 ‘주사위’, 한대수를 연상시키는 ‘가겠소’, 통기타 음악의 현주소에 대해 담담하게 노래하는 ‘바람아’, 기타와 현의 어울림이 물방울처럼 번지는 ‘눈물이 나’ 등 수록곡들이 모두 듣는 음악으로 부족함이 없다.
박강수는 “한 팬이 ‘부족한 사랑’이 좋아 음반을 샀더니 다른 노래들도 그에 못지 않아 타이틀곡을 정하는데 고민 많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수록된 12곡은 그동안 만들어둔 100여곡중 일부. 그동안 몇차례 음반을 준비했으나 “포크는 흥행이 어렵다”며 제작자가 갑자기 연락을 끊은 적도 많다.
“지금 포크는 30여년전 추억에만 머무르는 것 같아요. 선배 가수나 팬들도 모두 ‘옛날’만 찾는 것 같고. 이 때문에 포크는 팬을 재생산하기 보다 옛날 팬에 안주하고 있어요.”
그래서 박강수는 “이번에 발표한 포크 신곡으로 젊은 팬층을 아우르고 싶다”고 말했다.
박강수처럼 ‘언더 포크 현장’에서 활동하는 무명 가수들은 100여명. 그중에는 음악적으로 탁월한 선배들도 많다는 게 그의 말이다.
박강수는 “인기 포크 가수들이 이들을 이끌어주면 커다란 바람이 일 것 같다”며 “그렇지만 나도 공연장에서 선배들한테 몇차례나 인사를 드렸는데 얼굴을 알아보지 못해 서운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허 엽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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