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거장과 스타의 만남…아시아현대음악제서 윤이상 곡 장한나 연주

  • 입력 2002년 4월 16일 18시 21분


고 윤이상
고 윤이상
첼리스트 장한나와 곽승 지휘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윤이상의 첼로협주곡을 아시아 초연한다. 네덜란드의 대표적 현대음악 앙상블 ‘뉴앙상블’이 중국의 대표적 작곡가 탄 둔의 작품을 선보인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비롯, 유럽의 대표적 교향악단들에게 가장 애호받는 동시대(contemporary) 작곡가인 진은숙이 워크샵을 갖고 자신의 바이올린 협주곡도 소개한다.

다음달 3일부터 9일까지 예술의전당 호암아트홀 금호아트홀 등을 무대로 펼쳐지는 ‘2002 아시아 현대음악제’의 묵직한 프로그램 면면이다. 역대 최대 규모로 한국을 찾아오는 아시아 현대음악제 개관과 중요행사를 소개한다.

◇아시아 현대음악제는?

1973년 창설된 아시아작곡가연맹이 1년반∼2년마다 개최하는 최대 규모의 현대음악 교류 축제.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 작곡가들이 작품을 발표하고 아이디어를 교환하며 워크샵을 통해 자신의 작품세계를 알린다. 첫 번째 행사는 1974년 일본 교토에서 열렸고, 올해 22차 아시아현대음악제는 1979, 1993년에 이어 한국에서 세 번째로 열리는 것.

◇개막연주회(5월3일 오후 7시반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곽승 지휘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가 나인용 ‘도약’, 브루스 크로스먼(뉴질랜드) ‘색채공명과 춤’ 등을 선보인다. 가장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아시아지역에서 처음 연주되는 윤이상의 첼로 협주곡 (1976). 요요마를 이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첼로계 스타 장한나가 처음 선보이는 윤이상 작품의 무대로 더욱 기대를 모은다.

이 작품은 윤이상이 ‘음색 작곡법’을 뛰어넘어 프로그램적인 성격을 지향한 초기 작품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작품. 어린시절의 회상, 소년기에 대한 회상,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 옥중 생활, 내면적 외면적 자유를 향한 갈등 등이 순수한 음의 실험으로 펼쳐진다. 이 작품은 프랑스 문화부 위촉으로 작곡돼 첼리스트 지크프리트 팔름에게 헌정됐다.

◇네덜란드 뉴앙상블 초청연주회(5월 8일 오후 8시 호암아트홀)

‘새 앙상블’이 아닌 뉴(Nieuw)앙상블. 만돌린 기타 하프 목관 현 타악기로 구성된 독특한 편성의 현대음악 전문단체로, 베니스 비엔날레와 브뤼셀 ‘아르스 무지카’ 축제 등에 고정 출연하면서 뛰어난 기량과 독특한 색채를 인정받고 있다. 홍콩의 중국반환을 축하하는 교향곡 ‘천지인(天地人)’을 발표해 중국 작곡계의 중심으로 떠오른 탄둔의 ‘네 개의 3중주가 있는 원(Circle with Four trios)’을 비롯, 수야 주, 기강 첸 등 현대 중국을 대표하는 작곡계 ‘젊은 목소리’들의 작품을 소개한다.

◇폐막연주회 (5월 9일 오후 7시반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재독작곡가 진은숙(41)의 신작 ‘바이올린 협주곡’이 고타로 사토(일본) 지휘 서울시 교향악단과 비비아네 하그너(독일) 바이올린 협연으로 연주된다.

진은숙은 가우데아무스 국제 작곡콩쿠르에서 1등에 입상하면서 혜성같이 국제 작곡계에 모습을 드러낸 한국 작곡계의 총아. 2001년부터 독일 ‘도이치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전속 작곡가로 베를린공대 전자음악 스튜디오에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비롯한 세계 정상의 악단들이 그의 신작을 앞다퉈 소개하고 있다. 그의 악보는 세계 최고명문 악보 출판사인 ‘부지 앤 호크스’에서 독점 출판되고 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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