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 “와!”하는 박수 갈채와 함께 시인 유하가 소설가 이만교와 함께 등장했다. 영화사 사이더스가 주최한 이날 ‘결혼은 미친 짓이다’ 문인 시사회의 주인공은 바로 이 영화의 ‘감독’과 ‘원작자’인 유하와 이만교.
사회자의 인사말과 함께 유하 감독이 스크린 앞에 섰다. 영화배우 니컬러스 케이지를 연상시킨다는 평을 듣는 그는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인사말을 시작했다. “시집을 돌리는 마음으로 이 영화를 함께 보고 싶습니다.”
객석에 앉은 시인들 가운데서 킥킥 하는 웃음소리가 들렸다. 그러나 그들은 이 재치있는 코멘트에 웃음을 터뜨리면서도 그 말이 갖는 깊은 마음의 울림을 잘 이해하는 것처럼 보였다.
영화가 시작되자 여기저기서 “앗”하는 소리가 들렸다. “저거 김영하 아냐?” 결혼식장 장면에서 2∼3초간 소설가 김영하의 뒷모습이 스쳐가듯 지나갔다. “어 저건?” 여기저기에 ‘카메오’로 출연한 문인들의 모습이 보였다.
약간 ‘찐한’ 103분간의 영화가 끝나자 뒷자리에 앉은 소설가 K씨가 농처럼 한 마디 했다. “야, 이거 순 ‘뽀르노’ 아니냐?” 일행은 왁자하게 웃음을 터뜨렸다.
스크린의 불이 꺼지고 참석자들은 로비에서 “재미있더라” “잘되겠는걸” 이란 덕담을 주고받으며 유하 감독을 격려했다. 연예인과 문인들이 모처럼 수인사를 건네는 자리. 그 모습이 아름다워 보였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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