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하고 정직하며 아첨에 넘어가지 않는다. 강제로 정복할수도 없다. 그저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구애를 해야만한다. 얕은 꾀를 쓰다가는 퇴짜를 맞게 될 것이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27·미국)는 골프를 콧대 높은 여성에 비유했다.
올초부터 애인을 스웨덴 출신 미모의 금발 여인으로 바꿨지만 그가 변함없이 사랑하는 ‘애인’은 바로 골프가 아닐까.
지난해 가을 출간된 우즈가 직접 쓴 골프교습서 ‘나는 어떻게 골프를 치는가(원제 How I Play Golf)’가드디어 번역돼 나왔다. 그의 사상 최연소 마스터스 2연패를 기다렸다는 듯이.
서점에 백여종이나 진열돼 있는 단순한 골프교습서와 달리 생후 6개월때부터 장난감 골프채를 잡은 우즈가 당대 최고의 골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그의 희노애락이 담겨있어 책장을 넘기는데 따분하지 않아 좋다.
400여장의 컬러사진과 삽화는 그립에서 마인드 컨트롤까지 세계 최고의 골프레슨을 쉽게 이해할수 있도록 돕고 있다. 특히 그의 부친 얼 우즈가 ‘나의 아들, 타이거’에서 “우즈가 사실은 왼손잡이였다”고 밝힌 대목은 기대하지 않았던 소득이었다.
그린(퍼팅)에서 출발해 티잉그라운드(드라이버샷)로 거슬러 가는 역순으로 설명하고 있는 것은 또 하나의 특징이다. 이는 바로 우즈가 골프를 배운 순서.
“나는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면서 수많은 좌절을 겪기도 하지만 문제 그 자체를 두려워 한 적은 없다. 그 해결책이 어딘가에 반드시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우즈는 이 책의 어느 부분에서도 자신의 천재성을 한번도 거론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은 엄청난 ‘노력파’라고 서술하고 있다.
“골프는 평균적인 지능과 운동신경을 지닌 사람이라면 누구나 배울 수 있고 잘 할수 있다.”
‘학습진척’이 느린 주말골퍼들이여. 우즈의 이 말을 믿고 용기를 갖자. 세계 최고의 골퍼가 거짓말을 할리는 없지 않겠는가. 안영식 기자 ysah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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